"과학적 근거 없어…소주·맥주보다 고칼로리" 하이볼로 즐길 경우에는 무가당 탄산수 도움
최근 음주문화가 주량을 과시하던 것에서 맛과 향을 음미하는 방향으로 바뀌면서 체중조절 중 도수가 40도가 넘는 위스키를 마시는 사람이 적지 않다. 하지만 ‘알코올 도수가 높은 술은 살이 덜 찐다’는 속설은 과학적으로 근거가 없다는 전문가 견해가 나왔다.
7일 최근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스카치, 버번, 라이 등 위스키류 수입량은 지난해 동기 대비 78.2% 급증한 8443t에 달했다. 관련 통계가 있는 2000년 이후 역대 1분기 최고치다.
365mc 영등포점 소재용 대표원장은 이날 “독주는 살이 덜 찐다는 것은 잘못된 다이어트 상식”이라고 지적했다. 알코올 열량은 알코올 도수에 비례해 높아지기 때문에 40도가 넘는 위스키는 소주나 맥주보다 칼로리가 높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물론 위스키의 경우 소주나 맥주를 마실 때처럼 벌컥벌컥 마시지는 않아 섭취량이 적을 수는 있지만 여러 잔 마시다 보면 많은 열량을 섭취할 우려가 있다.
소 대표원장은 “한 캔에 500㎖인 맥주나 자연스럽게 들이키는 소주에 비해 섭취량이 적다보니 칼로리가 낮을 것이라고 느낄 수 있다”며 “하지만 분위기에 휩싸여 샷 잔으로 많이 마시다 보면 맥주나 소주 못지 않게 고열량을 섭취할 우려가 커진다”고 말했다.
다만 증류주인 위스키는 당질, 즉 탄수화물 함유량이 ‘0’이다. 위스키는 보리 맥아나 물 등 원재료를 당화 발효시킨 뒤 휘발 성분만 증류해 당질이 없다. 증류주인 소주 역시 당질이 포함되지 않는다. 반면 다른 주종은 당질을 포함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100㎖ 기준으로 맥주에는 3.1g이, 사케에는 4.5g의 당질이 들어 있다. 캔맥주 350㎖를 기준으로 약 11g의 당질을 섭취하게 된다.
하지만 위스키에 소다수나 얼음 등을 넣은 하이볼 형태로 즐기다 보면 달콤한 시럽이나 레몬에이드 등을 가미하기 때문에 결국 당질을 섭취하게 된다. 위스키와 함께 먹는 음식에 당질이 포함돼 있다면 이 역시 혈당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온다. 곁들임 안주로 즐겨 선택하는 카나페나 베이컨 등 달고 짠 메뉴들의 칼로리도 만만치 않다.
소량의 알코올 섭취가 비만의 원인으로 작용하진 않지만 매일 조금씩 마시는 술은 영향을 미친다. 우리 몸은 영양소보다 알코올을 먼저 분해한다. 도수가 높은 술일수록 간에서 알코올 분해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이 과정이 자주, 길게 이뤄지면 소비되지 않은 에너지가 중성 지방으로 변해 허벅지, 복부와 내장지방, 팔뚝 등에 축적된다. 알코올을 섭취한 만큼 대사와 근육의 합성이 악영향을 받고 살찌기 쉬운 조건으로 변하기도 한다. 매일 밤 술을 혼자서 마시는 습관도 버려야 하는 이유다.
알코올을 자주 섭취하면 탄수화물을 중성지방으로 변환시키는 대사경로가 발달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복되면 중성 지방이 간에 축적돼 지방간이 되기 쉽다. 여기에 복부 내장지방까지 겹치면 만성질환에 더욱 취약해진다.
소 대표원장은 “체중조절을 위한 다이어트 중 술을 마시지 않는 게 가장 좋다”며 “술을 자주 마시는 것 자체가 살찌기 쉬운 체질로 바뀌고 복부 속 내장지방까지 발생시키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모임에서 꼭 위스키를 마셔야 할 경우 세계보건기구(WHO)의 ‘알코올 적정 섭취 권장량’을 기준으로 삼는 것이 도움이 된다. WHO가 권고하는 하루 알코올 섭취량은 남자 40g, 여자 20g 이하다. 위스키로 치면 남성은 120㎖, 여성은 절반인 60㎖ 안팎이다.
다이어트 중이라고 해서 안주 없이 술만 마시는 것은 금물이다. 저지방 고단백 식품에 포만감을 주는 치즈나 다크 초콜릿, 견과류를 적정량 곁들이는 것이 좋다. 메인 요리로는 단백질이 풍부한 스테이크, 수육, 생선회 등이 추천된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