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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래 살인’ 정유정 사이코패스 지수, 연쇄살인범 강호순보다 높아

입력 | 2023-06-07 16:04:00

정유정의 얼굴. 부산경찰청 제공


부산에서 또래 여성을 살인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정유정(23)의 사이코패스 지수가 연쇄살인범 강호순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7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부산경찰청이 최근 정유정을 상대로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PCL-R)를 실시한 결과 27점 이상의 점수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쇄살인범 강호순이 받은 27점보다 약간 높은 점수인 것으로 파악됐다.

역대 우리나라 주요 범죄자의 사이코패스 지수는 연쇄살인범 유영철 38점,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 29점, ‘어금니 아빠’ 이영학 25점 등이었다.

경찰에 따르면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는 총 20개 문항으로 40점 만점이다. 한국은 통상 25점 이상, 미국은 30점 이상일 때 사이코패스로 간주한다. 일반인은 15점 안팎의 점수가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사이코패스 진단은 점수 외에도 대상자의 과거 행적과 성장 과정, 정신건강의학과 진단, 과거 범법 행위 등의 자료와 프로파일러 면접 결과 등을 임상 전문가가 종합적으로 판단해 내리게 된다. 경찰 관계자는 “사이코패스 진단 여부는 추가 분석 후 내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정유정이 조사 과정에서 “TV 범죄 수사프로그램을 보며 살인 충동을 느꼈다”고 자백했지만 여전히 범행 동기가 명확하지 않다고 보고 보강 수사 차원에서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를 진행했다.

검찰은 사이코패스 검사 결과 등을 토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를 입증한 후 재판에 넘길 방침이다. 부산지검은 강력범죄전담부 소속 3개 검사실로 구성된 전담수사팀을 꾸리고 지난 2일 경찰로부터 받은 수사 자료를 검토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부산 금정구 소재 20대 여성의 집에서 여성을 살인한 후 나온 정유정(23)이 자신의 집으로 가 캐리어를 챙겨 다시 피해자 집으로 향하고 있다. KBS뉴스 방송화면 캡처

정유정은 지난달 26일 오후 과외 중개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접근한 피해자의 부산 금정구 소재 집에 찾아가 피해자를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피해자 시신 일부를 여행용 가방(캐리어)에 담은 뒤 택시를 타고 이동해 경남 양산 낙동강변 풀숲에 유기했다. 당시 혈흔이 묻은 캐리어를 숲속에 버리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택시기사의 신고로 덜미를 잡혔다.

경찰이 휴대전화 등을 디지털 포렌식 한 결과 정유정은 범행 3개월여 전부터 ‘살인’ ‘시신 없는 살인’ ‘살인 사건’ 등을 검색했으며 지역 도서관에서는 범죄 관련 소설도 빌려봤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