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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 치료제이자 체중 감량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약물 오젬픽(Ozempic)이 술·담배 등 중독성 행동을 억제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례가 보고돼 주목을 받고 있다.
CNN은 최근 세마글루티드(Semaglutide)를 성분으로 하는 약물 오젬픽이 당뇨병과 비만 치료뿐 아니라 사람의 중독 행동을 억제하는 데 도움을 줬다는 사례들이 보고돼 관련 연구가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체리 퍼거슨이라는 한 여성은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 체중이 늘어나며 당뇨 전조 증상이 나타나자, 살을 뺄 목적으로 비만 치료 약물 ‘오젬픽’을 투약했다. 최근 미국에서는 ‘오젬픽’이 체중 감량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공급 부족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퍼거슨의 사례처럼 오젬픽이나 이와 유사한 성분의 약물을 투약한 후 중독 증상이 완화됐다는 사례가 여럿 보고되자 전문가들은 관련 연구 진행에 나섰다.
미국 펜실베니아 대학의 체중 및 섭식 장애센터는 세마글루티드 성분이 장기적으로 식욕 등 욕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는 임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세마글루티드를 투약한 참가자들이 ‘더는 술에 관심이 없고, 마시고 싶지 않다’는 등의 말을 한 사실을 확인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실제 설치류에 세마글루타이드를 투약하자 알코올 섭취가 줄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GLP-1 유사체인 세마글루타이드가 장뿐만 아니라 뇌에도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연구를 진행한 로렌조 레지오 박사는 “뇌의 신경 전달 물질인 도파민 분비에 영향을 미치면서 음주에 따른 보상 효과를 줄이고, 결국 술을 덜 찾게 만드는 원리”라고 설명했다.
레지오 박사팀은 세마글루타이드가 술·담배 등을 넘어 미국 내 사회문제 중 하나인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 중독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도 연구하고 있다. 최근 미국 월간지 디 아틀란틱은 오젬픽을 복용하는 사람들이 손톱 물어뜯기나 인터넷 쇼핑 같은 중독적 행동을 멈추는 데 도움을 받았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김혜린 동아닷컴 기자 sinnala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