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블로4’ 해보니
디아블로4의 메인 등장인물 중 하나인 ‘릴리트’. 위쪽 사진은 디아블로4의 게임 플레이 장면. 블리자드 제공
※본 기사에는 게임 스토리의 일부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글로벌 게임 개발사 블리자드의 신작 ‘디아블로4’가 6일 정식 출시됐다. 2012년 ‘디아블로3’ 이후 11년 만의 글로벌 인기 시리즈 귀환에 연차를 내는 직장인들이 등장하고, 정식 출시 이전 게임을 미리 플레이할 수 있는 얼리 액세스 기간부터 PC방 게임 인기순위 10위권에 진입하는 등 하나의 ‘문화 현상’이 되고 있다.
블리자드 측은 “과거 시리즈 경험 유무와 상관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며 기존 게이머와 새 게이머 모두를 공략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상태다. 이에 디아블로 시리즈를 한 번도 접해보지 않은 기자가 미디어 대상 시연 버전으로 게임을 플레이해 봤다. 처음 시리즈를 접한 게이머도 쉽게 공략할 수 있는 단순하고 직선적인 게임성, 플레이어를 몰입하게 하는 어둡고 잔혹한 분위기가 특징이었다.
“악마가 도사리는 던전으로부터 저희를 보호해 달라”는 NPC의 부탁에 기꺼이 응한 주인공이 역경을 헤치고 악마를 평정(平定)한 후 돌아오자, NPC는 술과 음식을 주며 파티를 연다. 하지만 주인공은 대접받은 술을 먹자마자 기절하고, 게임 시작 30여 분 만에 죽음의 위기에 처한다. ‘구원자에 대한 배신.’ 인간의 어둠과 악행을 부각하는 게임의 어둡고 잔인한 세계관을 상징하는 초반 스토리다.
“죄악은 타고난 권리다. 족쇄를 벗고 죄악 속에서 아름답게 거듭나라….”
게임 내에서 죄악이 ‘권리’라며 인간 내면의 죄악과 악행을 일깨우는 메인 빌런 ‘릴리트’의 행보는 디아블로 시리즈의 ‘아이덴티티’로 여겨지는 어둡고 잔인한 세계관에 더욱 몰입하게 한다. 밝은 배경과 몬스터를 내세우며 시리즈의 분위기를 해쳤다는 직전 ‘디아블로3’에 대한 비판을 고려한 변화로 해석된다. 블리자드 측은 “디아블로4에서는 시리즈 역사상 가장 어두운 스토리가 펼쳐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에서 디아블로 시리즈가 차지하는 위상은 매우 높다. 같은 제작사가 개발한 ‘스타크래프트’와 더불어 ‘국민 게임’급의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디아블로2’는 지금의 한국 PC방 문화를 형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출시 당시 새벽부터 게임을 구매하려는 대기줄이 수천 명에 달했던 디아블로3는 현재까지도 PC방 인기순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한편 올해 하반기(7∼12월) 중 주요 신작을 공개할 예정인 국내 게임사와 디아블로의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넷마블은 7∼9월 인기 웹툰을 기반으로 한 ‘신의 탑: 새로운 세계’ 등 신작 3종을 공개한다. 엔씨소프트도 신작 ‘쓰론앤리버티(TL)’를 올 하반기 글로벌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네오위즈도 하반기 ‘P의 거짓’ 출시를 앞두고 있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