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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대병원, ‘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 지정… 의료 공백 메꾼다

입력 | 2023-06-08 03:00:00

소아전문 응급의료센터 4월 개소
중증 소아환자 전문적으로 담당
센터 운영 위한 독립 조직 설치



7일 인천 중구 인하대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에서 응급의학과 김근영 교수(왼쪽)가 응급실을 찾은 아이를 진료하고 있다. 인하대병원 제공


인천에 사는 이정희(가명·28) 씨는 지난주 100일을 갓 넘긴 아들이 고열에 시달리자 아침 일찍 동네 소아과를 찾았다. 해열제 등 처방을 받았지만 밤사이 열이 40도 가까이 올랐다. 다급한 마음에 119에 도움을 요청했고 구급대는 24시간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인하대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로 아이를 이송했다. 혈액 검사 후 해열제와 수액 처방 등이 이뤄졌다. 이후 아이의 열은 빠르게 떨어졌고, 이상 소견이 없어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황나희(가명·27) 씨의 6세 아들도 지난달 미끄럼틀에서 떨어져 오른쪽 팔이 빠져 인하대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를 찾았다. 응급의학 의료진의 치료가 즉시 이뤄졌고, 고통을 호소하던 아이는 진정됐다.

인천 지역 소아·어린이 응급 진료의 첨병 역할을 해 온 인하대병원이 지난달 26일 정부로부터 중증 소아환자 전담의료기관인 ‘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로 지정됐다. 올해 4월 ‘소아전문 응급의료센터’ 문을 연 뒤 1개월 만에 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로 지정된 것이다. 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는 1·2차 병·의원에서 치료가 어려운 중증 소아 환자를 전문적으로 담당한다. 김석철 인천시 보건복지국장은 “인천의 어린이 공공보건의료 서비스 수준이 한 걸음 더 향상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진료 분야는 △소아청소년과(감염, 내분비, 심장 등) △소아외과(신경외과, 정형외과, 흉부외과 등) △소아정신건강의학과 △소아재활의학과다.

인하대병원은 현재 24시간 어린이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소아 전문 응급의료센터 운영을 위해 소아 응급환자 5개 병상을 비롯해 중증 소아 응급환자 병상 2개와 소아 음압격리 병상, 일반격리 병상을 각각 1개씩 마련했다. 소아 응급 전문의 6명과 간호사 16명 등 전담 의료진을 비롯해 소아 전용 제세동기와 인공호흡기, 이동형 환자감시장치 등 필수 의료장비를 갖췄다.

인천의 19세 이하 소아 청소년 인구는 지난해 말 기준 48만1682명으로 특별·광역시 중 서울을 제외하고 가장 많다. 하지만 소아 전문의 부족으로 소아 응급환자 발생 시 신속한 대처가 어렵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인하대병원은 앞으로 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 운영 및 관리를 위한 독립적인 조직을 설치하기로 했다. 또 어린이 전문 진료와 치료를 위한 협력 시스템을 구축하고 현재 소아 입원 병상 규모를 2배 이상 늘려 100병상 이상까지 확대한다. 성인 병실과 구분된 소아 정신건강의학과 병상을 마련하고 소아 전용 중환자실과 수술실, 재활치료실을 설치한다.

인하대병원은 다른 진료과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지만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감소에 대비해 응급의학과 전문의 중 일부를 ‘소아 응급의학 세부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도록 돕는 등 소아청소년 응급 진료가 차질 없이 이뤄지도록 준비해왔다.

이택 인하대병원장은 “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 지정을 계기로 중증·난치 소아 환자들의 외래 진료, 응급 진료, 입원 치료까지 모두 공백 없이 이어가 우리 사회의 미래인 아이들의 건강과 지역 사회 보건 의료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