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경제 시대가 열리면서 경쟁사보다 뛰어난 고객 경험을 선보이는 것이 어느 때보다 어려워졌다. 고객은 e메일 광고나 챗봇, 리뷰 사이트, 소셜미디어 등 보다 다양한 채널로 회사와 상호작용한다. 많은 기업이 이 같은 디지털 기반의 옴니채널(omni-channel) 환경에 적응해 탁월한 고객 경험을 제공하려 노력했지만 결과는 대부분 실패였다. 고객과의 접점은 과거에 비해 확 늘었는데 정작 고객 경험 개선 업무는 여전히 일선 판매 직원이나 전담 고객 경험팀 등 일부 부서에만 맡겨져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협업 소프트웨어 개발 기업 아사나의 ‘더 워크 이노베이션 랩’ 연구진은 조직 전반에 걸친 강력한 협업이 고객 경험 개선을 촉진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특히 중요한 것은 협력이 이른바 ‘교차 기능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점이다. 서로 다른 기술과 경험, 목표를 가진 다양한 부서가 고객 경험 개선이라는 공동 목표를 이루기 위해 긴밀하게 협업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다.
일례로 고객 경험팀과 제품팀 사이에 밀접한 협업 관계를 구축하는 것을 들 수 있다. 그러면 고객 목소리를 제품 개발에 더 빠르게 반영해 더 나은 고객 경험을 실현할 수 있다. 고객이 남긴 피드백을 모든 직원과 공유하는 것도 방법이다. 피드백을 광범위하게 공유하면 더 효과적으로 개선점을 찾을 수 있다. 미국의 주택 개조 제품회사인 빌드다이렉트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최고경영진만 공유하던 부정적인 고객 리뷰를 모든 직원이 알 수 있도록 개방했다. 그 결과 더 많은 직원이 더 많은 책임을 느끼고 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부서가 적극 협업하게 됐다.
새로운 알고리즘이나 인공지능(AI) 기반 기술에 투자하는 것은 고객 경험 향상을 위한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신기술 개발과 실행을 위해 다양한 부서가 교차 기능적으로 협업하지 않는다면 경제적 성과로 이어지기 어렵다. 연구진이 다양한 회사를 대상으로 AI 기반 기술을 어떻게 실행했는지 연구한 결과, 많은 곳에서 교차 기능적 팀을 두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고객 서비스팀은 신기술이 어떻게 선택되고 설계됐는지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 경우 기껏 만든 기술은 제대로 사용되지 않고 IT팀이나 데이터과학팀 등 개발 부서는 고립되기 쉽다.
실행 프로세스에 다른 기능 그룹이 참여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미국의 한 대형 백화점 체인은 AI를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기술을 선보이면서 일선 고객 서비스 직원들과 엔지니어링 팀 사이에 주 2회 짧은 스탠드업 미팅을 갖게 했다. 이 과정을 통해 서비스팀 직원들이 마음을 열고 새로운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게 됐다. 이처럼 고객 경험 개선을 목적으로 한 신기술을 도입할 때 유관 부서 사이의 스탠드업 미팅, 피드백 체계 등 협업 구조를 강화하면 성공적인 결과를 얻을 가능성이 커진다.
이 글은 HBR(하버드비즈니스리뷰) 디지털 아티클 ‘고객 경험 개선에 전 직원이 참여해야 하는 이유’를 요약한 것입니다.
레베카 힌즈 아사나 더 워크 이노베이션 랩 책임자
사랑 굽타 아사나 더 워크 이노베이션 랩 연구원
정리=백상경 기자 bae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