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난입 언급하며 정당성 강조
"트럼프, 자신과 헌법중 선택 요구"
6선 하원의원 출신 강경보수 성향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은 7일(현지시간) “지구상에서 가장 위대한 나라 미국의 전성기는 아직 오지 않았다”며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 대선 티켓을 두고 경쟁하게 돼 미국 현대사에서 처음으로 자신의 전 러닝메이트와 맞붙는 부통령이 됐다.
펜스 전 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와 트위터를 통해 공개한 동영상에서 “다른 시대는 다른 리더십을 요구한다”며 “오늘날 공화당과 미국은 링컨이 말한 것처럼 우리 본성의 더 나은 천사들에게 호소할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출마 연설서 1·6 의회 난입 거론…트럼프 저격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이후 펜스 전 부통령은 미 아이오와주 디모인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킥오프 행사를 열고 공화당 내 최대 라이벌이자 자신의 동반자였던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펜스 전 부통령은 먼저 2021년 1월6일 의회 난입 사건을 언급, ”우리나라 삶에서 비극적인 날이었다“며 ”법집행 기관의 용기 덕분에 폭력이 진압됐고 의회를 다시 소집했지만, 트럼프 당시 대통령의 무모한 언사들은 제 가족과 국회의사당의 모든 사람들을 위험에 빠뜨렸다“고 지적했다.
펜스 전 부통령은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로 출마해 함께 당선됐다. 하지만 의회 난동 사건 이후 사이가 트럼프 전 대통령과 사이가 틀어진 것으로 평가된다.
펜스 전 부통령은 ”모든 미국인들은 그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 자격이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제게 그와 헌법 중에서 선택하라고 요구했다“면서 ”유권자들은 이제 같은 선택에 직면할 것이다. 저는 헌법을 선택했고, 언제나 그럴 것이다“고 강조했다.
●“헌법 위에 있으려는 자 절대 대통령 안돼“
펜스 전 부통령이 이날 ”공화당은 미국 헌법의 정당이어야 한다“고 외치자 박수갈채가 쏟아지기도 했다.그는 이어 ”헌법 위에 자신을 두는 사람은 절대 미국의 대통령이 돼서는 안 된다.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자신을 헌법 위에 올려달라는 사람은 절대로 다시 대통령이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NYT는 ”공화당의 다른 대선 후보들은 출마 선언에서 의회 난입 사건을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선출된 대부분 공화당원들은 그날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피하려고 애써왔다“면서 ”대신 펜스 전 부통령은 그날 바이든 대통령의 승리를 인증한 자신의 행동을 자신의 기개를 증명한 결정적 장면으로 묘사했다“고 주목했다.
●공약 설명서도 트럼프 거론…디샌티스도 비판
펜스 전 부통령은 낙태, 재정, 외교 등 공약을 설명하는 과정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대립각을 드러냈다.펜스 전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6년 출마했을 때 그는 보수주의자로서 통치를 약속했고, 우리는 함께 그렇게 했다“며 ”오늘날 그는 그런 약속을 전혀 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역사상 가장 생명보호적 행정부를 이끌었던 후 이번 대선에서는 태어나지 않은 사람들의 대의로부터 후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낙태 문제에서 정확한 기준을 제시하지 않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한 것이다.
아울러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천재“라고 불렀던 점과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영토 분쟁“이라고 말한 사실을 비판하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나 디샌티스 주지사에 비해서는 지지율이 높지 않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지만, 6선 하원의원과 주지사, 부통령을 지내 경험이 풍부하다. 다소 강경한 보수주의 성향으로 분류되며 복음주의 개신교 신자이기도 하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