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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계탕 한그릇 3만원 시대 성큼 “올 여름 몸보신 쉽지않네”

입력 | 2023-06-08 15:01:00

삼계탕 전문점서 '기본 삼계탕' 2만원 육박
가격 부담에 간편식 삼계탕 찾는 소비자↑




# 서울 중구에서 직장을 다니는 A씨(44·남)는 최근 팀원들과 함께 명동에 위치한 삼계탕 전문점을 찾았다. 이른 무더위에 몸보신을 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A씨는 가격표를 보고 당황했다. 가격이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기본 삼계탕 한 그릇이 1만9000원, 산삼이나 전복 등이 들어가면 2만5000~3만원으로 가격이 뛰었다. 지난해보다 2000원씩 가격이 오른 것이다.

A씨는 “4명이서 기본 삼계탕 4그릇에 인삼주 한두 잔씩 마시고나니 10만원 가까이 나왔다”며 “고물가 시대라 그런지 삼계탕 한그릇도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때 이른 더위에 삼계탕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닭값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전문점에선 삼계탕 한 그릇 가격이 2만~3만원에 육박하고 있다.

8일 한국소비자원 가격 정보 종합 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 4월 서울 지역 삼계탕 한 그릇 평균 가격은 1만6346원으로 전년 같은 달(1만4500원)보다 12.7% 올랐다.

평균 가격은 2만원을 밑돌지만 식당에 따라서는 삼계탕 한그릇에 2만원에 육박하거나 이를 웃도는 수준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삼계탕 전문점으로 1960년에 문을 연 고려삼계탕의 경우 기본 삼계탕이 1만9000원, 산삼 삼계탕 2만5000원, 산삼·전복 삼계탕 3만1000원의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각각 지난해 여름보다 2000원씩 올랐다.

역대 대통령들이 자주 찾은 맛집으로 유명한 토속촌 삼계탕은 기본 삼계탕 1만9000원, 오골계 삼계탕 2만5000원, 산삼 배양근 삼계탕 2만5000원, 산삼 배양근 오골계 삼계탕 3만1000원 등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각각 지난해 여름보다 1000원씩 올랐다.

일단 삼계탕의 주재료은 닭값이 올랐기 때문이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닭 평균 도매 가격은 지난 7일 기준 ㎏당 4214원으로 전년 동기(㎏당 3249원) 대비 29.67% 올랐다. 닭고기 소매가격도 올 1월초 ㎏당 5602원에서 이달 8일 기준 6379원으로 13.9% 상승했다.

닭고기 가격 상승은 공급량 감소 때문이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전쟁 여파로 닭 사육에 사용되는 사료비가 오르자 농가에서 닭 사육 마릿수를 줄였고, 이로 인해 닭고기 공급량이 감소했다.

올해 1분기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도 육계 사육마릿수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인건비 및 기타 원부자재 상승세도 삼계탕 가격 인상으로 이어졌다.

문제는 닭고기 수급 문제가 계속되면 보양식 성수기인 6~8월 삼계탕 가격이 추가로 또 오를 수 있다는 점이다.

이처럼 삼계탕 가격이 오르자 간편식 삼계탕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간편식 삼계탕은 봉지당 7000~8000원대로 가격 부담이 적은 데다 전자레인지에 데워서 간편히 먹을 수 있어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다는 분석이다.

실제 CJ제일제당 ‘비비고 삼계탕’의 5월 한 달간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15% 이상 증가했다. 동원 ‘양반 보양삼계탕’, ‘양반 수라 통다리삼계탕’ 등 삼계탕 3종의 올해 1~5월 판매량도 전년 대비 28.7% 성장했다.

신세계푸드 ‘올반 삼계탕’의 올해 1~3월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62%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간편식 삼계탕은 가격도 합리적인 데다 맛도 전문점에 비해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것 같다”며 “본격적인 삼계탕 성수기인 6~8월 삼계탕 제품 판매량은 더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