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한 달에 2~3번씩 돈 봉투 두고 가는 대전 익명 기부천사

입력 | 2023-06-08 16:15:00

사진=대전 동구 제공


대전시 동구 신인동 행정복지센터에서는 지난해 9월부터 언제 누가 놓고 갔는지 알 수 없는 돈 봉투가 수시로 발견되고 있다.

출근하던 직원들이 행정복지센터 출입구 안쪽에서 발견하기도 하고, 민원인이 ‘봉투가 떨어져 있다’며 주워주기도 한다.

이 봉투는 한 달에 2~3번씩 발견되고 있다. 봉투 안에는 대개 2~4만 원의 금액이 들어 있고 봉투 겉에는 ‘이X영’ 또는 ‘이X영, 사돈’ 등 기부자의 일부 인적 사항과 ‘가난한 사람들 도와주세요’라는 글이 적혀 있다.

이 씨가 기부한 금액은 지역사회보장협의체를 통해 복지사각지대에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해, 찾아가는 나눔 냉장고와 긴급복지 지원 등에 사용되고 있다.

예기치 않은 사고로 경제 활동을 못해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와중에 이 씨의 기부로 생계와 병원 진료를 받을 수 있게 된 한 주민은 “일면식도 없는 분의 도움으로 막막하기만 했던 생계 걱정을 덜게 됐다”며 “기부는 돈이 많은 사람들이나 하는 줄 알았지만, 나도 형편이 나아지면 소액이라도 누군가를 위해 나눔을 실천하고 싶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박희조 동구청장은 “개인주의가 만연하고 팍팍한 현실 속에서도 어려운 이웃을 돕는 소액기부자의 선행은 기부가 돈이 많은 부자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할 수 있는 것이라는 것을 일깨워 준다”며 “나비의 작은 날갯짓이 큰 변화를 일으키듯 신인동 기부천사의 행동이 개인주의가 만연한 사회에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위한 밀알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