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전세사기 범죄에 잇달아 징역 15년 구형 구형보다 높은 선고…검찰, 양형부당 이유로 항소 전문가들 "대규모 전세사기 감안하면 15년도 낮다" "조직적 범죄 양상 보여…범죄집단조직죄 적용해야"
검찰이 전국 각지에서 기승을 부리는 전세사기 범죄에 대해 전담검사를 지정하고 ‘법정최고형’을 구형하는 등 엄단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앞서 비교적 낮은 구형을 제시한 사건에 대해서도 구형량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범죄 양상을 볼 때 사기죄 법정최고형인 징역 15년도 낮은 수준이라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법) 개정안’ 통과로 죄질에 상응하는 처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검찰청은 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범정부 전세사기 전국 특별단속’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황병주 대검 형사부장(검사장)은 경합범 가중을 통해 법정최고형을 구형하는 등 공소유지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뜻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대구에서는 사실상 부도상태였음에도 분양대금의 잔금을 주면 소유권을 이전해 주겠다는 취지로 속이는 방법으로 분양대금 등을 챙긴 것으로 조사된 ‘공공임대주택 임차인 내집마련 자금 편취 사건’ 주범을 직접 구속기소 해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이 사건은 징역 9년이 선고돼 검찰은 양형부당을 주장하며 항소한 상태다.
검찰은 이례적으로 구형보다 높은 선고가 내려졌음에도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를 제기하기도 했다. 최근 전세사기 범행이 잇따르자 엄벌을 요구하는 여론이 높아진 사회적 분위기 등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수원지법 안산지원 형사2단독 장두봉 부장판사는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사건 주범 40대 A씨에게 징역 8년을, 공범 B씨와 C씨 등에게는 각각 징역 6년과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A씨 등 일당에게 징역 7~5년형을 구형한 바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일부는 수사 중이어서 양형 기준에 맞춰서 구형했을 것”이라며 “항소심에서 사건 병합을 통해 구형이 더욱 세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현재 사기죄의 법정형은 징역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이고, 다수 피해자가 있는 경우 경합범 가중으로 2분의1까지 가중해 징역 15년 이하로 처벌할 수 있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발생한 전세사기 양상을 보면 임차인의 보증금을 편취하겠다는 목적으로 공인중개사부터 임대인 등 조직적으로 범죄를 실행하고 있다”며 “형법 제11조 범죄집단조직죄를 적극적으로 적용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전체 피해금액으로 볼 때 특경법상 사기죄가 적용될 수 있는데, 현행법상 피해자별로 하다 보니 적용이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범죄집단으로 본다면 피해자 전체 금액을 하나의 금액으로 보고 범죄를 판단하도록 법리 구성을 해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현재 전세사기 등 대규모 재산 범죄에 대해 죄질에 상응하는 처벌을 하고자 경합범 처벌 특례를 신설하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법) 개정안’이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소위원에 계류 중이다.
그동안 전세사기와 금융 피라미드 사기, 보이스피싱 등 서민을 상대로 한 대규모 재산범죄들의 경우, 개별 피해자 각각의 피해 액수를 근거로 사기죄 성립 여부를 판단했다.
이에 해당 개정안은 다수 피해자에 대한 범행 의도와 방법이 동일하거나 유사한 경우, 피해자들의 피해액을 합산한 뒤 특경법을 적용해 가중처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