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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도형, 체포후 380억 상당 가상화폐 빼돌려”

입력 | 2023-06-09 03:00:00

檢 “현금화 추정… 자금 추적중
스위스銀 예치 170억 동결 추진”




검찰이 가상화폐 테라·루나 사태의 주범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32·사진)가 올 3월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된 후 380억 원 상당의 자산을 빼돌린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나타났다.

테라·루나 사태 수사를 이끄는 단성한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장은 8일(현지 시간) 미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권 대표가 붙잡힌 후 루나파운데이션가드(LFG) 소유 가상화폐 지갑에서 2900만 달러(약 380억 원) 상당을 인출한 것을 파악해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단 단장은 LFG에서 사라진 가상자산과 관련해 “권 대표나 그의 지시를 받은 누군가가 현금화한 것으로 추정한다”며 “자금이 어디로 흘러갔는지 추적 중”이라고 말했다.

단 단장은 권 대표와 일당이 스위스 시그넘 은행에 약 1300만 달러(약 170억 원)를 보유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이 역시 LFG의 지갑에서부터 옮겨진 것으로 파악됐는데 해당 자금의 동결을 추진 중이라고도 했다.

검찰에 따르면 LFG 지갑에선 권 대표가 구금된 이후인 5월 초부터 달러로 바꾸기 쉬운 가상화폐가 여러 차례 인출되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당시 권 대표가 재판 본격화에 대비해 측근을 통해 목돈 마련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한국과 미국이 동시에 권 대표 신병을 원하는 것과 관련해 단 단장은 “한국에서 형이 집행된 뒤 미국에서 수형 생활을 할 수 있다”며 한국 측 인도를 희망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테라·루나 사태가 본격화되기 전인 지난해 4월 한국을 떠난 권 대표는 올 3월 몬테네그로에서 출국하려다 위조 여권 사용 혐의로 체포돼 현지에 구금 중이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장은지 기자 je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