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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 결론은 미국行… 돈도 친정도 아니었다

입력 | 2023-06-09 03:00:00

마이애미 입단 합의… 베컴이 회장
연봉 5595억원 사우디 제안 거절
“내게 유럽팀은 오직 바르셀로나뿐… 돌아가고 싶지만 팀 살림 큰 부담
美서 축구 즐기다가 언젠가 복귀” … 메시 데뷔 예상 경기 표값 10배로




리오넬 메시

리오넬 메시(36)의 선택은 미국이었다. 메시는 8일 스페인 일간지 ‘문도 데포르티보’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인터 마이애미로 가기로 했다. 이적 과정을 100% 마친 것은 아니지만 합의는 끝냈다”고 말했다. 2018년 창단된 인터 마이애미는 잉글랜드 축구 레전드 데이비드 베컴이 공동 구단주 겸 회장을 맡고 있다. MLS도 이날 “메시가 올여름 마이애미 합류 의사를 밝힌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가장 위대한 선수 중 한 명을 MLS에서 환영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베컴

2004년 바르셀로나(스페인)에서 프로 데뷔를 한 메시는 2021년까지 바르셀로나에서 뛰었다. 바르셀로나가 재정난으로 2021년 8월 결별을 선언하자 메시는 그해 파리 생제르맹(프랑스)과 2년 계약을 맺었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선수(FA)가 된 메시의 다음 행선지를 두고 바르셀로나 복귀, 사우디아라비아 리그 진출 등이 거론됐다.

사우디 알힐랄은 메시에게 4억 유로(약 5595억 원)의 연봉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올해 1월 사우디 알나스르로 이적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연봉의 2배 수준이다. 메시는 “내가 돈을 생각했다면 사우디나 다른 곳으로 갔을 것”이라며 “내 결정은 돈과는 크게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메시의 아버지 호르헤 메시가 6일 호안 라포르타 바르셀로나 회장 집에 들어가는 장면이 공개되면서 메시의 바르셀로나행에 힘이 실렸다. 당시 호르헤 메시는 “아들이 바르셀로나로 돌아가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바르셀로나의 재정은 메시를 영입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메시는 “나에게 유럽 팀은 바르셀로나뿐이다. 정말 바르셀로나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컸다”며 “하지만 (나를 영입하려면) 다른 선수들을 내보내고 그들의 연봉을 줄여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나는 그런 것을 원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다시 바르셀로나로 돌아가서 팀에 기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2년 전 바르셀로나를 떠나며 눈물의 기자회견을 했던 메시는 “누군가에게 떠밀려 그때와 같은 상황을 다시 만들고 싶지 않았다. 다른 사람의 선택을 기다리기보다 내 미래를 내가 직접 결정하고 싶었다”며 “지금이 미국으로 가서 또 다른 방법으로 축구를 즐기며 지낼 때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바르셀로나는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새로운 무대로 가는 메시의 행운을 빈다”고 전했다.

마이애미는 메시에게 5000만 유로(약 700억 원)의 연봉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힐랄이 제시한 연봉의 8분의 1 수준이다. 스포츠 매체 ‘디애슬래틱’ 등에 따르면 메시는 연봉 외에도 MLS 스폰서인 애플과 아디다스 등 글로벌 기업의 지원에 매력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애플TV+를 통해 올 시즌부터 10년간 MLS 경기들을 중계하는데, 메시는 중계 수익 일부를 받을 예정이다. 2017년부터 메시를 평생 후원하기로 한 아디다스도 MLS를 통해 나온 수익을 메시와 공유하겠다고 제안했다.

메시의 미국행에 MLS 팬들의 반응은 뜨겁다. 미국 매체 ‘포브스’는 이날 “마이애미 경기의 티켓 가격이 폭등했다. 메시가 MLS에 처음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경기 티켓 가격은 중고거래 시장에서 최대 1000% 올랐다”고 보도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