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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 절반 달라’ 권혁빈 이혼소송 본격화…스마게 지배구조 변화 촉각

입력 | 2023-06-09 12:40:00

면접조사기일 진행…배우자 측 유책 주장, 10조 재산 절반 분할 요구
이혼성립 시 절반 재산분할청구…권 CVO 1인 체제 변동 가능성




‘10조 부호’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창업주 겸 최고비전제시책임자(CVO)의 이혼 소송이 본격화 됐다. 업계에서는 권혁빈 CVO의 이혼소송이 단순히 개인사를 넘어 재산분할에 따라 스마일게이트그룹의 지배구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이혼 성립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9일 서울가정법원 가사3부(부장판사 원정숙)는 배우자 이모씨가 권 CVO를 상대로 낸 이혼 등 소송의 면접조사기일을 진행했다.

면접조사기일이란 이혼소송 심리를 진행하며 가사 혹은 양육 환경 조사가 필요한 경우 재판부의 요청을 받은 가사조사관이 실시하는 조사다. 면접조사기일에는 대리인이 아닌 당사자가 직접 출석해야 한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조사는 약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이씨는 어두운 표정에 눈이 충혈된 모습으로 먼저 조사실을 나섰다. 뒤이어 나온 권 CVO도 착잡한 표정에 짧은 한숨을 내뱉을 뿐 심정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일절 답하지 않았다.

◆배우자 이씨, “유책 배우자” 주장…이혼소송 성립돼야 재산분할청구

앞서 이 씨는 지난해 11월 서울가정법원에 이혼소송을 제기하면서 권 CVO가 보유한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지분 100%의 절반을 분할해 달라고 청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이 씨는 이혼과 재산분할 소송이 마무리될 때까지 권 CVO의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주식 등을 처분하지 못하게 해달라는 가처분 소송을 제기해 인용 판결을 받았다. 이에 권 창업자는 이혼 소송 기각을 요청한 상태다.

이 씨의 재산분할 주장이 받아들여지기 위해서는 이혼유책사유가 입증돼 이혼소송이 성립돼야 한다.

구체적인 유책사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씨는 권 창업자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권 창업자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취지로 맞서는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이혼이 성립되면 권 CVO가 이 씨가 5조원에 달하는 재산을 분할해야 할 상황이 된다.

지난해 4월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발표한 2020년 세계 억만장자 순위에서 68억 달러(9조474억 원)의 자산을 보유한 국내 5위 부호다.

권 CVO의 이혼이 성립되면 역대급 재산분할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조원대 재산을 둘러싼 최태원 SK 회장이 배우자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 1심에서 재판부는 최 회장이 재산 분할로 665억원, 위자료로 1억원을 지급하라고 판단했다. 그동안 공개된 한국 기업인의 이혼 재산 분할 금액 중 최대 규모다.


◆권 CVO,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지분 100% 소유…재산분할시 지배구조 변동 가능성

업계에서는 이번 이혼소송이 본격화되면서 스마일게이트 그룹 지배구조에 변화가 생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산분할 과정에서 권 CVO 보유지분에 변화가 생길 경우 현재 스마일게이트그룹 지배구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스마일게이트그룹 지배구조 정점은 창업주인 권혁빈 최고비전제시책임자(CVO)다. 권 CVO는 2002년 창업 이래 줄곧 스마일게이트그룹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며 그룹 전반에 직·간접적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권 CVO가 100% 지분을 확보한 스마일게이트홀딩스는 스마일게이트엔터테인먼트(100%)와 스마일게이트RPG(100%),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99.6%) 등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스마일게이트홀딩스가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 스마일게이트 스토브, 스마일게이트 메가랩 등 3개 회사를 합병했다. 권 CVO 1인이 그룹 전체 지분과 경영권을 장악한 오너 중심 지배구조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향후 이 씨가 재산분할로 확보한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지분을 외부에 매각할 경우 외부 투자자의 경영 참여가 가능해진다.

법조계에서는 스마일게이트 주식이 ‘결혼 후’ 형성된 재산이며 배우자가 초기부터 지분 출자와 경영에 참여했다는 점에서 앞선 재벌들의 이혼소송과는 다르다고 평가한다.

권 CVO는 2001년 이 씨와 결혼 후 이듬해인 2002년 스마일게이트를 창업했다. 스마일게이트 창업 당시 지분은 권 CVO가 70%, 이씨가 30%를 출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창업 준비 단계부터 아내 이 씨의 도움을 받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2002년 7월엔 스마일게이트의 대표이사에 올라 경영을 총괄하기도 했다.

스마일게이트의 지배구조 변동을 고려할 때, 재판부가 권 CVO의 지분 절반을 분할하라는 식의 판결을 내놓을 가능성은 낮다는 의견도 있다.

10조원대 이혼소송으로 평가받는 만큼 소송 종결까지 수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법조계에서는 소송의 쟁점은 이 씨가 스마일게이트그룹 성장에 얼마나 기여했는지가 될 것으로 본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