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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만에 한일 상의 뭉쳤다… “부산-오사카 엑스포 적극 협력”

입력 | 2023-06-09 17:26:00


“일본 속담에 세 사람이 모이면 문수보살과 같은 좋은 지혜가 나온다는 말이 있다고 합니다. 양국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입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고바야시 켄 일본상의 회장이 9일 부산 시그니엘호텔에서 열린 ‘제12회 한일상공회의소회장단 회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대한상의 제공) 2023.6.9/뉴스1

“양국은 먹고 입는 것부터 반도체에 이르기까지 끊을 수 없는 긴밀한 관계에 있습니다. 교류 확대로 상호 이해가 깊어지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고바야시 켄 일본상공회의소 회장)

대한상공회의소와 일본상공회의소가 9일 만나 경제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세계박람회(엑스포)에서의 상호협력을 약속했다. 이날 양국 상의 회장단 30여 명은 부산 시그니엘호텔에 모여 ‘제12회 한일상공회의소회장단회의’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의 공동성명을 밝혔다. 회장단회의는 한일 갈등 및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2018년부터 중단됐다가 6년 만에 개최됐다.

회의 시작에 앞서 오전 8시 55분쯤 최 회장이 휠체어에서 내린 뒤 목발을 짚고 행사장에 입장하는 가운데 고바야시 회장이 걱정하는 모습을 비치며 안부를 주고받았다. 최 회장은 최근 운동 중 아킬레스건이 파열되는 부상을 입었다.

거동이 불편한 최 회장을 본 고바야시 회장은 “다시 만나서 반갑다”면서도 “괜찮냐. 상태가 어떻냐”고 물었다. 이에 최 회장이 “인대가 끊어졌다”며 “저희가 (고바야시) 회장님을 잘 모셔야 하는데 회장님이 오히려 저를 돌봐준다”고 머쓱해했다. 고바야시 회장은 최 회장의 어깨를 감싸며 “다이조부, 다이조부(괜찮습니다)”라고 거듭 말한 뒤 “제가 뒤에서 휠체어를 밀어줬으면 좋았을 뻔 했다”고 했다.

양국 상의가 발표한 공동성명에는 “대한상의는 2025년 오사카·간사이 엑스포에 적극 참여하고, 일본상의는 2030년 부산 엑스포 유치 실현을 위해 적극 협력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구감소에 함께 대응하고 공급망 재구축, 탄소중립, 인공지능(AI)에서의 협력을 촉진하기로 했다. 양국 왕래가 급속히 회복되는 가운데 자매 도시 등 지방 차원의 교류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최 회장은 “양국 간의 관계를 강화하고 경제협력을 발전시키기 위해 민간 부문에서도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부산 엑스포 유치와 관련해서는 “2025 오사카·간사이 엑스포와 하나의 플랫폼으로 연결하고자 한다”는 구상도 내놨다. 고바야시 회장은 “양국 관계가 개선의 궤도에 오르게 되어 기쁘다”며 “한일 기업이 서로 지혜를 나누고 미래지향적인 경제협력을 추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했다.

이날 회의에는 최 회장 등 지역상의 회장들과 박승희 삼성전자 사장, 이형희 SK커뮤니케이션위원회 위원장, 하범종 LG 사장 등이 함께 했다.

한일상의 회장단회의는 2001년부터 2017년까지 양국을 오가며 열리다가 2018년부터 중단돼왔다. 제13회는 2024년 오사카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