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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병원 3곳 중 2곳… “야간-휴일진료 축소”

입력 | 2023-06-10 03:00:00

전공의 줄고 기존 의사들도 떠나
“인력난에 주당 평균 78시간 근무”




소아 입원 환자를 주로 돌보는 아동병원 3곳 중 2곳이 인력난 탓에 야간과 휴일 진료를 줄일 계획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정부가 소아 의료 체계를 되살릴 근본 대책을 미루는 사이 아이들이 치료받을 병원이 점점 줄어든다는 우려가 나온다.

9일 대한아동병원협회(협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전국 아동병원 60곳을 대상으로 벌인 실태조사의 결과를 공개했다.

실태조사 결과 향후 5개월 안에 야간이나 휴일 진료 시간을 줄일 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병원은 71.4%였다. 이유는 진료 의사 감소(34.2%)와 근무 직원 이탈(32.9%), 중증 응급환자의 전원(轉院) 어려움(24.1%) 순으로 나타났다. 아동병원은 통상 병상이 50개 안팎인 소형병원이다. 지역사회에서 주로 독감이나 폐렴 등에 걸린 소아 환자를 입원 진료하는데 그 역할을 수행할 병원이 사라지는 셈이다. 최근 국내 첫 아동병원인 서울 용산구 소화병원이 휴일 진료 중단을 선언한 바 있다.

이번 실태조사에서 근무하던 의사가 올해 들어 실제로 병원을 떠났다는 응답은 58.3%로 절반이 넘었다. 소아청소년과를 전공하는 의사가 줄고, 기존 의사마저 근무 여건이 나은 동네의원으로 빠져나간 탓이다. 병원에 남아 근무하는 의사들의 주당 평균 근로 시간은 78시간으로 조사됐다. 소아 입원 진료는 현행 건강보험 체계상 병원 수익이 가장 적은 분야 중 하나로 꼽힌다. 더욱이 정부가 내놓은 필수의료 대책이 주로 대형병원(상급종합병원)에 집중되면서 아동병원의 인력 유출마저 빨라졌다는 게 협회 측의 분석이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