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른바 ‘스폰서’로 불리는 사업가 김모 씨가 2021년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의 경선캠프에 돈봉투 자금 5000만 원을 건넨 일시를 특정하며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김영철)는 최근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수감 중)과 사업가 김 씨를 잇달아 불러 조사하면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과정에서 김 씨가 마련한 돈봉투 자금 5000만 원이 2021년 4월 20일경 송 전 대표 캠프 측으로 전달됐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서울 강남 일대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는 운동권 출신의 사업가로, 송 전 대표와 무소속 윤관석 의원 등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2021년 송 전 대표의 경선캠프에서 서울지역본부장을 맡으며 자금 조달 등의 역할을 담당했고, 당시 돈봉투 자금으로 쓰인 9400만 원 중 5000만 원을 조달한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이후 윤 의원이 2021년 4월 24일경 김 씨가 5000만 원을 박 씨에게 건넨 사실을 알게 됐고, 강래구 전 한국감사협회장에게 “의원들을 좀 줘야 되는거 아니냐. 박 씨에게 전화해서 이야기를 해 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이에 강 전 회장은 박 씨에게 전화해 “관식이 형이 자금을 필요로 하는 것 같으니 마련해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요청을 했고, 박 씨가 이를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의원은 4월 27일 박 씨가 이 전 부총장에게 건넨 300만 원씩 담겨진 돈봉투 10개를 받아가 다음날인 4월 28일 오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회의실에서 살포했고, 그날 저녁 추가로 10개의 돈봉투를 받아 4월 29일 국회의원회관을 돌아다니며 추가로 돈봉투 10개를 뿌린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유원모기자 onemore@donga.com
박종민기자 bli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