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전 서울 명동대성당 꼬스트홀에서 열린 제36주년 6·10 민주항쟁 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이 ‘광야에서’를 합창하고 있다. 왼쪽부터 지선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윤희숙 진보당 상임대표. 2023.6.10/뉴스1 ⓒ News1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10일 정부가 6·10 민주항쟁 기념식에 처음으로 불참한 것에 대해 “정부의 옹졸함을 이해할 수가 없다”며 “민주주의 체제를 부정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정부는 기념식을 주관하는 행정안전부 산하 공공기관인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구호로 내건 행사를 후원한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기념식에 불참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명동대성당에서 열린 36주년 기념식에서 “6·10 항쟁이 없었다면 오늘의 윤석열 대통령도, 오늘의 정권도 없었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며 “극히 사소한 이유를 핑계로 예산 삭감을 위협하고 공식 정부 행사를 비토하는 것이 있을 수 있는 일인가”라고 따져물었다.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도 “독재정권의 통치는 언제나 권력의 반대편을 악마화 하는 것에서 시작했다”며 “지금도 이러한 과오를 범하지 않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썼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11일 페이스북에 “‘극히 사소한 이유’를 핑계로 정부가 불참했다는 이 대표의 발상이 놀랍다”며 “민주화 운동의 가치를 몰라서가 아니라 나랏돈의 소중함을 알기 때에 불참한 것”이라고 했다. 강민국 수석대변인도 논평에서 “‘민주’라는 숭고한 단어가 더는 사리사욕에 이용되거나 방종과 폭주의 명분이 되지 않도록 가치를 지켜나가겠다”고 밝혔다.
황성호기자 hsh0330@donga.com
이상헌기자 dapap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