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만족도 높이는 효과 있지만 부서별 업무 특성 고려해 충분한 실험 거쳐 도입해야
최근 국내에서도 주 4일제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지만 워라밸(‘Work-life balance’의 줄임말)을 강조하는 유럽에서는 우리보다 먼저 주 4일제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프랑스 파리의 HR테크 스타트업 ‘웰컴투더정글(Welcome to the jungle)’은 유럽에서 빠르게 주 4일제를 도입한 회사 중 하나다.
웰컴투더정글은 2019년 6월 본격적인 주 4일제 실험에 들어갔다. 초반 3개월 동안은 개인 업무 리듬에 맞춰 주 4일제를 실시했다. 이 시기에는 4일 안에 해야 할 양을 넘어서는 과중한 업무량을 조절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직원 대부분이 도입을 찬성하는 분위기였기 때문에 생산성 향상을 위한 노력은 큰 문제 없이 진행됐다.
문제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직원마다 쉬는 요일이 다 달랐기 때문에 회의를 잡는 것이 어려웠다.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 크고 작은 문제도 생겼다. 그래서 4개월째부터는 수요일과 금요일만 쉬는 날로 정할 수 있도록 선택지를 좁혔다. 그랬더니 회의 스케줄 잡기가 쉬워졌고 커뮤니케이션하는 데서 발생하는 문제도 해결해 나갈 수 있었다.
웰컴투더정글은 5개월간의 실험 후 주 4일제가 효과적이라고 보고 2019년 10월부터 현재까지 주 4일제를 지속하고 있다. 도입 3년이 지난 2022년 회사가 자체적으로 실시한 내부 설문 조사에 따르면 기술팀의 96%가 주 4일제 모델이 유익하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회의를 적게 하고 집중해서 일을 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매력적이라고 답했다.
웰컴투더정글의 사례는 주 4일제가 성공적으로 정착한 예다. 이 방식이 꼭 정답은 아니다. 이 사례에서 중요한 점은 주 4일 근무제 도입을 위해 웰컴투더정글이 했던 노력이다. 웰컴투더정글은 주 4일제 정착을 위해 5개월 동안 충분한 시간을 갖고 실험을 진행했다. 특히 실험 시작 전 조직 변화 전문 컨설팅그룹인 파베르노벨의 도움을 얻어 근무제 변화를 위한 컨설팅을 받았다. 또한 신경과학자 알베르 무케베르가 이끄는 연구 그룹에 의뢰해 주 4일제 도입이 직원들에게 미치는 심리적 영향을 연구하기도 했다. 주 4일제 도입을 고민하는 기업에 좋은 참고 사례다.
이은서 독일123팩토리 CEO eunseo.yi@123factory.de
정리=장재웅 기자 jwoong0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