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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김동연 “민주당 혁신위원장 밀실 인선 잘못…재창당 수준 환골탈태 필요”

입력 | 2023-06-12 03:00:00

김동연 경기도지사 취임 1주년 인터뷰
민주당, 돈봉투 및 코인 의혹 단호하게 처리해야… 대선 도전은 국민들이 결정할 일
경기북부특별자치도 대한민국 성장에 도움…경기 북부 발전시켜 국가 성장률 1%포인트 올릴 것



김동연 경기도지사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8일 오전 경기 수원시 경기도청 경기도지사실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수원=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경제 전문가로서 판단하기에 경기 북부 지역은 가장 성장 잠재력이 뛰어난 곳입니다. 규제를 풀어주고 적절한 투자가 이뤄진다면 경기 북부를 발전시켜 국가 전체 경제성장률을 1%포인트 이상 올리는 건 어렵지 않습니다.”

다음 달 1일 취임 1주년을 맞는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8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도청 집무실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경기 북부에는 360만 명 이상의 우수 인적 자원이 있고 비무장지대(DMZ) 등 잘 보존된 자연환경이 있다”며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경기도는 2026년 7월 1일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출범을 공언한 상태다. 김 지사는 또 “대한민국 전체 인구의 27%가 거주하며 경제와 산업의 중심인 경기를 대한민국 ‘기회의 수도’로 만들 것”이란 포부를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취임 1주년에 내세울 성과는 뭔가.

“먼저 ‘돈 버는 도지사’다. 진보는 경제 성장에 유능하지 않다는 관념을 깨려고 했는데, 실제로 시장 원리에 맞게 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국내외 투자를 많이 유치했다. 약속한 대로 4년 동안 100조 원 이상의 투자 성과를 내겠다. 두 번째는 ‘기후 도지사’다. 정부의 기후변화 대응이 퇴행하는 상황에서 경기도가 선도적으로 나서고 있다.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 40% 감축 등을 목표로 한 ‘경기 RE100(사용하는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 비전’을 선포하고 추진 중이다. 세 번째는 ‘글로벌 도지사’다. 국제화를 통해 경기도의 미래 활력을 찾으려 했다. 미국 출장 때 주요 인사들을 만나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 지원과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및 반도체법 관련 설득을 하는 등 중앙정부에도 도움을 줬다.”

―야당 도지사로 어려움은 없었나.

“(경기도에 대한) 검찰 압수수색과 감사원 감사가 진행됐다. 그 밖에도 중앙정부의 역차별 등이 있었지만 이는 제가 풀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풀어 나가겠다.”

―역차별 주장의 근거는 뭔가.

“바이오 산업의 경우 사업체와 종사자 수, 투자·판매·수출 규모에서 경기도가 ‘대한민국 1등’이다. 그런데 최근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바이오 산업 관련 ‘첨단산업 글로벌 클러스터 전략회의’가 열렸을 때 (같은 당 소속인) 충북도지사와 인천시장만 초청하고 경기도에는 연락도 안 했다. 어떤 의도인지는 모르겠지만 경기도를 빼고 국내 바이오 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겠나. 대한민국 장래를 생각하면 안타까운 일이다.”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립을 주장하고 있다.

“그동안은 경기 북부가 지난 70년 동안 군사보호구역 지정 등으로 피해를 본 것을 보상해 달라는 식의 주장이 많았다. 하지만 저는 다르게 접근하고 있다. 경기 북부는 인적 자원과 자연환경, 생태계가 어우러져 큰 성장잠재력을 갖고 있다. 어느 정도 성장이 가능한지, 대한민국의 성장에 얼마나 도움을 줄 수 있는지, 국제적으로도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갖는지 등이 포함된 설득 논리를 만들고 있다. 윤 대통령에게도 올 3월에 이런 뜻을 전하며 (경기북부특별자치도 관련) 얘기를 했다. 최근 국회에서 접경지역에 산업단지·관광특구를 조성할 수 있게 하는 ‘평화경제특구법’이 통과되는 등 조금씩 여건이 마련되고 있다고 본다.”

―앞으로 3년 남은 도정의 목표는 뭔가

“기득권을 깨고 더 많은 기회, 더 고른 기회, 더 나은 기회를 통해 경기도를 대한민국 ‘기회의 수도’로 만드는 것이다.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에 있어 여야가 어디 있고, 중앙정부와 경기도가 어디 있겠나. 다 같이 힘을 합쳐야 한다.”

―친정인 더불어민주당 내부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과 진보는 부패하면 끝장이다. 그렇기 때문에 돈봉투 및 코인 의혹과 관련해 당에서 단호하게 처리해야 한다. 지금의 민주당을 보면 실망스럽다. 혁신위원장 인선을 밀실에서 진행한 것은 특히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기득권을 내려놓고 무(無)에서 다시 시작하는 혁신이 답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재창당 수준의 환골탈태가 필요하다.”

―차기 대선 후보로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현 대통령 임기가 1년밖에 안 지난 상황에서 ‘잠룡’ 얘기가 나오는 건 현재 리더십 부재 상황에 대한 국민의 목마름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윤석열 정부는 정치, 외교, 경제 등 모든 분야에서 흑백논리를 적용하며 대한민국을 더 작아지게 만들었다. 저는 우선 경기도정을 통해 비전과 혁신, 통합의 리더십을 보여드리고 싶다. 이후 정치 교체와 정치 개혁 등에 제 역할이 있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최선을 다하겠다. 차기 대선 도전은 (제가 아니라) 국민께서 결정하실 일이다.”



▽ 김동연 경기도지사 프로필
△충북 음성 출생(66) △덕수상고, 국제대 졸업, 미국 미시간대 박사 △행정고시 26회, 입법고시 6회 △기획재정부 2차관(2012∼2013년) △국무조정실장(2013∼2014년) △아주대 총장(2015∼2017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2017∼2018년) △제36대 경기도지사(2022년 7월∼현재)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이경진 기자 lk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