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州)의 댐 붕괴 침수지에서 러시아군이 구조활동을 벌이던 보트에 포격을 가해 3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고 우크라이나 당국이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정부가 임명한 올렉산드르 프로쿠딘 헤르손 주지사는 11일(현지시간) 현지 TV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군이 고의적으로 구조활동을 방해하려 한다. 테러리스트들이 침수된 강둑에서 21명을 구조하던 보트 3척에 포격을 가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프로쿠딘 주지사는 “당시 보트에는 주로 거동이 불편한 주민과 노인이 탑승했다”면서 “러시아 군인들은 이들 뒤에서 포를 쐈다”고 말했다. 부상자 중에는 러시아군의 공격으로부터 여성을 보호하려 자신의 몸을 던진 74세 남성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밤 영상 연설을 통해 “러시아군이 의도적으로 주민들을 침수 마을로 몰아 넣은 뒤, 대피를 시도하는 보트에 포격을 가했다”며 “짐승조차도 러시아보다는 윤리적이다”라고 비난했다.
이번 포격 사건은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에 의해 처음으로 공개됐다. 그는 이날 자신의 텔레그램에 “러시아군이 헤르손지역의 강둑에서 민간인을 태운 구조 보트에 공격을 가했다”고 적었다.
이날 수사에 착수한 우크라이나 검찰은 이번 사고로 총 23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지난 6일 러시아군이 점령한 우크라이나 헤르손주의 노바 카호우카댐이 원인을 알 수 없는 폭발로 붕괴됐다. 헤르손 주정부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가 통제하는 드니프로강 우안과 러시아가 점령한 좌안에서 총 600km²가 물에 잠겼다. 이는 서울 면적(605.2km²)에 육박하는 규모로 가옥 1만4000채 이상이 침수된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