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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원·배준호·김지수, 아르헨티나에서 발굴한 원석

입력 | 2023-06-12 13:46:00

김은중 한국 20세 이하(U-20) 월드컵 축구대표팀 감독과 선수단, 코칭 스태프들이 10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라플라타 에스탄시아 치카 훈련장에서 훈련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3.6.11 뉴스1


2023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을 통해 한국은 두 대회 연속 4강 진출이라는 성과와 함께 한국 축구의 미래를 밝게 할 원석들을 발견했다. 7개의 공격 포인트(3골4도움)를 기록한 이승원(강원), 과감한 돌파와 개인기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배준호(대전), 수비에서 돋보였던 김지수(성남) 등이 그들이다.

한국은 12일(한국시간) 아르헨티나 라플라타의 라플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스라엘과의 U20 월드컵 3위 결정전에서 1-3으로 졌다.

비록 준결승전과 3위 결정전에서는 모두 패했으나, 한국은 프랑스, 에콰도르, 나이지리아를 연달아 꺾는 등 승승장구하며 아시아 최초 2연속 4강 진출이라는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


한국 20세이하(U-20) 월드컵 축구 대표팀 주장 이승원이 11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라플라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FIFA U-20 월드컵 아르헨티나 2023’ 시상식에서 아디다스 브론즈볼을 수상한 뒤, 골든볼을 수상한 이탈리아 체사레 카사데이, 실버볼을 수상한 우루과이 알랑 마투로와 기념촬영하고 있다. 2023.6.12 뉴스1



개막 전까지만 해도 ‘이름값 있는 선수가 없는 팀’이라며 큰 기대를 받지 못했으나 이번 대회의 성공을 통해 스타도 여럿 발굴했다.

강원서 아직 프로 데뷔전도 치르지 못했던 이승원은 K리그 팬들 사이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은 선수였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 축구의 미래를 이끌 재목으로 확실하게 성장했다.

주장이자 팀 세트피스 전담 키커인 이승원은 감각적 프리킥으로 팀의 확실한 득점 공식을 담당했다. 또한 큰 무대서 두 번의 페널티킥을 모두 깔끔하게 성공시키는 등 대범함도 보였다.

이승원은 2019년 폴란드 대회의 골든볼 수상자 이강인(마요르카)이 작성한 6개 공격 포인트(2골4도움)를 넘어섰다. 이 같은 활약을 앞세워 이승원은 이번 대회 브론즈볼을 수상하기도 했다.


11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라플라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FIFA U-20 월드컵 아르헨티나 2023’ 3·4위 결정전 한국과 이스라엘의 경기에서 한국 배준호가 드리블 돌파하고 있다. 2023.6.12 뉴스1



배준호 역시 한 단계 더 성장할 기회를 잡았다. 이미 K리그1 대전하나시티즌서 번뜩이는 돌파로 잠재성을 인정받았던 배준호는 U20 월드컵에서도 그 기대에 부응했다.

초반에는 부상 여파로 제 몫을 하지 못했지만 토너먼트 들어 존재감을 마음껏 발휘했다.

배준호는 16강 에콰도르전에서 수비수 한 명과 골키퍼를 완벽하게 따돌리는 개인 능력을 앞세워 득점, FIFA가 주목하는 골 후보에 올랐다. 준결승전과 3·4위전에서는 연달아 페널티킥을 얻어내는 등 경쟁력 있는 개인기를 보였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브렌트포드의 관심을 받았던 김지수 역시 노련한 경기 리딩과 과감한 수비력으로 왜 자신이 유럽의 주목을 받고 있는지를 증명했다.


김은중 한국 20세 이하(U-20) 월드컵 축구대표팀 감독이 10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라플라타 에스탄시아 치카 훈련장에서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2023.6.11 뉴스1



김지수는 김영권(울산)과 김민재(나폴리) 이후 한국 축구의 수비진을 이끌어갈 재목이라는 기대까지 받고 있다.

이 밖에도 극적 헤더 골의 주인공 최석현(단국대), 역습의 첨병이었던 김용학(포르티모넨세)과 이지한(프라이부르크) 등도 자신의 이름을 한국 축구사에 강렬하게 새겼다.

이들은 대부분 그동안 소속 팀에서 출전 시간을 얻지 못하거나 큰 대회에서 실력을 보일 기회가 없어 잠재성을 주목받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월드컵에서 보란 듯이 준비된 실력을 발휘, 앞으로 한국 축구 미래에 활용될 원석임을 증명해냈다.

다만 원석을 넘어 실질적인 한국 축구의 보석이 되기 위해선 여기서 안주해선 이르다.

이들에게 U20 월드컵은 더 큰 도약을 위한 변곡점일 뿐이다. 이를 발판삼아 더욱 달려야 할 시기다.

대회 전 관심을 받지 못했음에도 가치를 증명해낸 선수들을 생각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던 김은중 감독은 “소속 팀에 돌아가면 더욱 발전을 해야 한다. 각자 주전 경쟁에서 이겨서 많은 경기를 출전해야 앞으로 더 큰 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원석들에게 애정어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