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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사 학위도 무용지물” 中청년들, 소설 주인공 ‘쿵이지’ 소환…왜?

입력 | 2023-06-12 13:56:00


최근 중국 링링(00)허우(2000년 이후 출생) 세대를 중심으로 ‘쿵이지’ 문학이 인기를 끌고 있다.

쿵이지는 중국 유명 소설가 루쉰의 동명의 단편소설에 나오는 주인공으로 청나라 말기 과거에 급제하지 못했지만 ‘지식인’이라는 자존심만을 지키며 10년은 깁지도 않고 빨지도 않은 ‘장삼’을 입고 있는 인물이다.

약 100년이 지난 현재 쿵이지가 하나의 문학이 된 것은 대학 졸업 등 이른바 ‘고학력’을 보유하고 있으나 정작 현실에서는 쓸모없는 인간이 된 스스로를 풍자하거나 비관하는 일종의 ‘밈’ 현상으로 받아들여진다.

12일 영국 BBC 등에 따르면 5월 16~24세의 중국 청년 5분의 1이 직업이 없을 정도로 극심한 취업난을 겪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SNS, 숏폼 등에서 스스로를 쿵이지에 투영한 “내가 곧 쿵이지”라는 밈이 확산되고 있다.

24세의 중국인 의대생 인 씨는 BBC에 “우리 세대는 기대가 없다”며 “이제 대학원 학위는 수년전 학부 학위 정도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으며, 미래에는 박사학위가 이렇게 될 것”이라고 비관했다.

25세 왕위시도 “어렸을 때 부모님 세대에서는 직언을 갖고 열심히 일했고, 자신의 미래에 대해 자신감과 기대감이 있었다”면서도 본인이 대학원에 진학한 이후 기대는 실망감으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중국 SNS에도 “모두가 학벌이 출세 수단이 될 것이라고 했지만 이 역시 내가 내려 올 수 없는 언덕이 됐다는 사실을 느끼고 있다. 마치 쿵이지가 벗지 못했던 그 장삼처럼”, “만약 내가 대학을 가지 않았다면 마음 편하게 막노동이라도 하고 있었을 것” 등의 글이 올라온다.

실제 올해 대학 졸업 예정자는 사상 최대인 1150만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100여개 주요 기업 중 약 60%는 예년 대비 채용 규모를 줄이는 것으로 알려진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