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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반정부 노래 ‘글로리 투 홍콩’ 금지곡 추진에 아이튠즈 1위

입력 | 2023-06-12 14:14:00


2019년 홍콩 반정부 시위 당시 만들어진 ‘글로리 투 홍콩’에 대해 홍콩 정부가 금지곡 지정을 추진하는 가운데, 국민들의 지지를 받으며 음원 차트 상위권에 올랐다.

지난 9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홍콩 국가(國歌)로 잘못 연주된 반정부 시위곡 ‘글로리 투 홍콩’은 이틀간 홍콩 아이튠즈 차트에서 1위를 기록했다. 홍콩 내 ‘친중 정치인’이 해당 음악을 기기에서 삭제할 것을 촉구했으나, 국민들은 이에 반대되는 선택을 했다.

홍콩 법무부는 지난 6일 선동적인 의도를 갖거나 독립을 부추기려는 목적으로 ‘글로리 투 홍콩’을 연주하거나 각색하는 것을 금지해달라고 고등법원에 신청했다. 법무부가 신청한 금지명령에는 해당 곡이 홍콩 국가로 오인되게 만드는 상황이나 홍콩이 독립국가라는 오해를 암시할 수 있는 식의 연주도 금지하는 방안 등이 포함돼 있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고 금지곡이 되기 전에 내려 받으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음악 차트 상위권을 휩쓸게 됐다.

지난 2019년 홍콩 반정부 시위 당시 만들어진 작자 미상의 이 노래에는 시위대의 대표 구호인 ‘광복홍콩, 시대혁명’ 등 홍콩 독립을 지지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 노래는 2020년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 이후 사실상 금지곡이 된 상황이다. 정부가 공식적으로 법원에 금지 명령을 신청한 것은 이 곡이 국제 스포츠 행사에서 홍콩 국가로 오인·연주되는 일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인천 남동아시아드 럭비경기장에서 열린 ‘2022 아시아 럭비 세븐스시리즈 ’ 2차 대회에서 중국 국가인 ‘의용군 행진곡’ 대신 ‘글로리 투 홍콩’이라는 노래가 틀어졌다. 뜻밖의 노래 연주에 홍콩 측은 즉각 항의했으며, 조직위는 곧바로 노래를 중단시키고 중국 국가를 틀었다. 이후 지난해 12월에도 두바이 ‘아시아 클래식 파워리프팅 챔피언십’ 시상식에서 ‘글로리 투 홍콩’이 홍콩 국가로 연주되는 일이 발생했다. 이번 홍콩 법무부의 금지 명령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1997년 홍콩이 영국에서 중국으로 반환된 이후 첫 금지곡이 된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