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출신 디샌티스, 검찰·트럼프 동시 비판 힐러리 이메일 개인 보관도 싸잡아 비판 디샌티스 지지층 내에서도 결다른 목소리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기밀 문건 유출 혐의로 연방 검찰에 의해 기소된 가운데 공화당 내 대항마로 꼽히는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연방 검찰의 기소를 비판하면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하는 취지의 발언을 내놔 주목된다.
11일(현지시간) 미 CBS에 따르면 디샌티스 주지사는 최근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연설에서 “만약 내가 해군 장교 신분으로 기밀 문건을 내 아파트로 가져갔다면, 나는 1분 만에 뉴욕의 군법 회의에 회부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화당 대선 주자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력 경쟁자로 꼽히는 디샌티스 주지사는 과거 해군 장교로 복무했다. 자신의 경험을 빗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문건 유출 혐의를 간접 비판한 셈이다.
다만 디샌티스 주지사는 국가 권력이 정적을 제거하는 수단으로 이용돼서는 안 된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검찰 기소가 마녀사냥이자 정치적 공세라고 주장하고 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사회의 한 파벌이 싫어하는 파벌에 맞서 (연방정부를) 무기화할 수는 없다”며 “그것이 여러분이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의 기소가 정치적 판단이라고 비판하면서도, 문건 유출 혐의가 사실일 경우에는 처벌 받아야 한다는 의견을 드러낸 셈이다.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 기소를 비판하는 공화당 내 비판에 편승하면서도, 문건 유출 의혹이 사실일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견제할 수 있는 만큼 처벌을 바라는 속내를 은연 중에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디샌티스 지지자인 케빈 스팃 오클라호마 주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 기소에 대해 “상대편을 제거하기 위한 정치적 수단”이라며 “연방정부의 무기화는 매우 매우 우려된다”고 말했다.
반면 디샌티스 지지자이자 퇴역군인인 조영은 “20년 이상 군에 복무했다. 비빌정보를 무시했다면 처벌받아야 한다”고 CBS에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밀 문건 유출 사건과 관련해 간첩법 위반을 비롯해 사법 방해, 기록물 훼손 내지 위조, 거짓 진술 등 혐의로 지난 8일 기소됐다. 미국 전직 대통령 중 연방 범죄로 기소된 것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처음이다.
유출 문건에는 미국의 핵 무기 관련 내용, 백악관 정보 브리핑, 외국 정부의 군사 활동에 관한 내용, 외국의 군사력 관련 정보, 외국 정상과 소통한 내용, 미국 군사 비상계획 등이 포함돼 있다.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23% 지지응답으로 2위에 그쳤다. 이 밖에 팀 스콧 상원의원(4%)과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4%), 니키 헤일리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3%)가 뒤를 이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