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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량 비타민D 요법, 낙상 예방에 효과 無…생선 섭취로 충분”

입력 | 2023-06-12 17:31:00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게티이미지


나이가 들면 근력이 약해지고 균형감각이 떨어져 낙상 사고가 자주 발생한다. 낙상 사고 예방에는 주로 고용량 비타민D 요법이 사용되는데, 최근 이 요법이 낙상 예방에 별 효과가 없거나 오히려 낙상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2일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대학원장인 명승권 가정의학과 교수는 1992년부터 2021년까지 국제학술지에 발표된 15건의 임상시험을 메타분석 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 간헐적 혹은 일회성 근육주사 및 경구 고용량 비타민D 요법은 골절이나 낙상 예방에 효과가 없었다. 특히 비타민D 종류 중 비타민D3와 비타민D2를 사용한 경우 낙상 사고 위험이 오히려 6% 높았다.

명 교수에 따르면 비타민D는 장에서 칼슘과 인의 흡수를 촉진하고, 신장에서 칼슘의 재흡수를 증가시켜 혈중 칼슘 및 인의 적정 혈중 농도를 유지해 뼈의 무기질화를 촉진한다.

비타민D 부족은 골다공증이나 골연화증을 초래해 골절이나 낙상 위험과 자가면역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이에 병의원에서는 비타민D 농도 검사에서 기준치보다 낮은 결과가 나오면 고용량 비타민D 요법을 권하기도 한다.

연구팀은 고용량 비타민D 투여가 오히려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한 것을 두고 고칼슘혈증을 야기하기 때문이라고 봤다.

명 교수는 “고용량 비타민D 투여가 고칼슘혈증으로 인한 골감소와 근육약화, 활성형 비타민D 농도 감소, 근육세포의 칼슘이용 저하로 인한 근육기능 저하를 초래해 낙상 위험성을 오히려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병의원에서 혈중 비타민D 농도를 정상이라고 판단하는 기준이 매우 높아, 의료 현장에서 고용량 비타민D 요법이 과도하게 사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명 교수에 따르면 전문기관과 병의원별로 혈중 비타민D 농도를 20 혹은 30ng/㎖(나노그램 퍼 밀리리터)를 정상으로 삼는데, 이는 상위 2.5% 내에 해당하는 과도하고 높은 농도다. 대부분의 사람은 12~20ng/㎖에 해당하며 이 범위 수준에서 골절 등의 질병이 높아진다는 근거는 불충분하다고 명 교수는 설명했다.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게티이미지

명 교수는 “일반적으로 비타민D 검사와 보충은 필요하지 않다”며 “현재의 권장섭취량은 의학적으로 건강한 상태와 관련이 없고 오히려 과도하게 높은 양을 권장하는 것이기 때문에 권장섭취량의 개념과 정의를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뼈 건강을 위해 하루에 10분 이상 햇볕에 노출해 비타민D 합성을 늘리고 규칙적인 운동과 함께 비타민D가 들어 있는 등푸른생선류나 버섯류 등의 섭취를 늘리면 충분하다”고 조언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골다공증분야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E)급 국제학술지인 ‘국제골다공증(Osteoporosis International)’의 지난 4월 29일 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게티이미지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