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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 우승컵 23개… 이제 내가 제일 많아”

입력 | 2023-06-13 03:00:00

조코비치, 프랑스오픈 우승
나달 제치고 메이저 최다승 우뚝
“은퇴할 이유 없다” 차이 더 벌릴듯
올해 4대 메이저 싹쓸이도 도전



노바크 조코비치가 12일 프랑스오픈 테니스 대회 남자 단식 우승을 확정한 뒤 메인 경기장 필리프 샤트리에 코트에 누워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조코비치는 이날 카스페르 루드에게 3-0 완승을 거두고 남자 테니스 역사상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 통산 23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조코비치는 또 지난해 라파엘 나달이 세운 이 대회 최고령 우승 기록(만 36세 2일)도 36세 20일로 늘렸다. 파리=신화 뉴시스


‘조커’ 노바크 조코비치(36·세르비아)가 남자 테니스 ‘끝판왕’이 됐다.

조코비치는 12일 끝난 2023년 프랑스오픈 테니스 대회 남자 단식 결승에서 카스페르 루드(24·노르웨이)를 3-0(7-6, 6-3, 7-5)으로 제압했다. 그러면서 2016년과 2021년에 이은 이 대회 개인 3번째이자 4대 메이저 대회 합산 23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에서 23번 우승한 건 조코비치가 처음이다. 조코비치는 프랑스오픈과 함께 4대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에서 10번, 윔블던에서 7번, US오픈에서 3번 우승했다. 4대 메이저 대회에서 각 3번 이상 우승한 선수 역시 조코비치뿐이다.

조코비치는 올해 1월 호주오픈에서 우승하며 라파엘 나달(37·스페인)과 함께 메이저 대회 최다 우승 공동 1위 기록(22번)을 썼다. 그리고 지난해 프랑스오픈에서 자기보다 먼저 22번째 우승 기록을 남긴 나달이 부상으로 올해 대회에 빠진 사이 역전에도 성공했다. 이 대회에서 14번 우승한 나달은 이날 소셜미디어에 “몇 년 전만 해도 누군가 메이저 대회에서 23번째 우승을 기록한다는 건 불가능해 보였다. 조코비치와 가족들에게 축하를 보낸다”고 썼다.

조코비치와 나달 이전에는 로저 페더러(42·스위스)가 최다 우승 기록(20번)을 보유하고 있었다. 페더러가 메이저 대회 첫 우승을 기록한 2003년 윔블던부터 이번 프랑스오픈까지 메이저 대회는 총 79번 열렸고 그중 65번(82.3%)을 이 ‘빅3’가 나눠 가졌다. 페더러는 이미 은퇴했고 나달도 기량 회복 여부가 불투명해 조코비치가 점점 더 격차를 벌릴 가능성이 크다.

조코비치는 “페더러, 나달을 이기기 위해 셀 수 없는 시간을 고민했는데 내가 이제 그 둘보다 메이저 대회 우승이 많다는 게 놀라울 뿐”이라면서 “‘테니스 역사상 최고 선수가 누구인가’라는 논쟁에 끼어들고 싶지는 않다. 나는 나만의 역사를 쓴다”고 말했다.

조코비치는 또 이날 우승으로 랭킹 포인트 2000점을 받으면서 자신이 이번 대회 준결승에서 3-1로 물리친 카를로스 알카라스(20·스페인)를 제치고 세계 랭킹 1위 자리를 되찾았다. 조코비치는 그러면서 총 388주 동안 랭킹 1위 자리에 머물게 됐다. 이 역시 페더러(310주)와 나달(209주)에게 앞선 역대 최장 기록이다.

조코비치는 ‘이룰 건 다 이뤘는데 선수 생활을 이어 나갈 동기가 여전히 남아 있느냐’는 질문에 “메이저 대회에서 계속 우승하는데 은퇴를 생각할 이유가 없다”면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답했다. 조코비치는 30대 들어 메이저 대회에서 10차례 이상 우승한 첫 번째 선수이기도 하다.

조코비치는 호주오픈에 이어 메이저 대회 2회 연속 우승 기록을 이어가면서 같은 해에 4대 메이저 대회에서 모두 우승하는 ‘캘린더 그랜드 슬램’ 도전 자격도 갖췄다. 프로 선수가 메이저 대회에 참가할 수 있게 된 1968년 이후(오픈 시대) 남자 테니스에서는 로드 레이버(85·호주)가 1969년 딱 한 번 남긴 기록이다. 조코비치는 2021년에도 같은 기록에 도전했지만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US오픈 결승에서 다닐 메드베데프(27·러시아)에게 패해 꿈을 이루지 못했다.

재킷에 새긴 ‘23’ 노바크 조코비치가 프랑스 오픈 테니스 대회 시상식에서 자신의 메이저 대회 통산 우승 횟수인 ‘23’이 박힌 재킷을 입고 기록 달성을 자축하고 있다. 파리=AP 뉴시스 

여자 단식에서도 오픈 시대 들어 조코비치보다 메이저 대회 우승이 많은 선수는 없다. 마거릿 코트(81·호주)가 24번 우승했지만 이 중 13번은 프로 선수가 뛰지 못했던 ‘아마추어 시대’ 기록이다. 오픈 시대만 따지면 세리나 윌리엄스(42·미국)의 23회 우승이 최다다.

조코비치가 다음 달 3일 막을 올리는 윔블던에서도 우승하면 ‘오픈 시대’ 꼬리표마저 떼어 버리고 코트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이번이 프로 무대 94번째 우승인 조코비치가 16승을 추가하면 현재 지미 코너스(71·미국)가 보유하고 있는 남자프로테니스(ATP) 최다 우승 기록(109승)도 새로 쓰게 된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