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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기적’ 4남매 어머니 “살아 나가라” 유언

입력 | 2023-06-13 03:00:00

비행기 추락때 큰 부상… 나흘뒤 숨져
“이젠 아빠의 사랑 간직하고 살아가라”
반군의 위협 피해 이사하다 사고




9일(현지 시간) 콜롬비아 남부 아마존 정글에서 40일 전 경비행기 사고로 실종된 4남매를 구조한 수색대가 아이들과 같이 찍은 사진. 막내인 크리스틴 양(1·뒷줄 왼쪽에서 네 번째)이 수색대원의 품에 안겨 있다. 둘째 솔레이니 양(9·가운데 줄 왼쪽에서 두 번째)과 맏이 레슬리 양(13·가운데 줄 왼쪽에서 세 번째)이 담요를 같이 둘렀다. 또 다른 대원이 셋째 티엔 군(5·앞줄 왼쪽)의 얼굴을 감싸쥐고 있다. 콜롬비아 국방부 제공

경비행기 추락 후 아마존 밀림에서 40일 만에 구조된 콜롬비아 4남매 어머니가 아이들에게 “살아 나가라”란 유언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경비행기에 탔던 어머니는 추락 후 나흘 뒤 숨졌다.

12일(현지 시간) 콜롬비아 일간 엘파이스는 4남매 어머니 막달레나 무쿠투이(33·사진)가 아이들에게 “이제 가거라. 엄마가 너희를 이 세상에 데리고 와서 사랑한 것처럼 이젠 아빠의 사랑을 간직하고 살아가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4남매 아버지 마누엘 라노케는 “(아내의 이 말은) 13세 맏이 레슬리가 알려준 것”이라고 밝혔다.

어머니 무쿠투이는 경비행기가 추락했을 때 크게 다쳐 거동이 어려웠지만 파손된 비행기 안에서 아이들과 나흘 동안 함께 있었다고 한다. 군 수색대는 지난달 15일 어머니 시신을 발견했다.

9일 추락 40일 만에 구조돼 콜롬비아 보고타 중앙군사병원에 입원 중인 아이들은 조금씩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고 아이들의 할아버지가 현지 매체에 밝혔다. 다만 밀림에서 갓 돌을 넘긴 막내와 5세, 9세 동생들을 한 달 넘게 돌보느라 크게 신경을 쓴 레슬리는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다고 한다. 4남매와 어머니 무쿠투이는 반(反)정부군인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의 위협을 피해 인근 도시로 이사를 가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라노케는 “반군이 나를 암살하고 레슬리와 둘째 딸을 조직원으로 들이려 했다”며 “지난달 내가 먼저 도시로 가 돈을 모았고 가족이 오다가 사고가 났다”고 말했다고 콜롬비아 카라콜TV가 전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