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부터 정제유 수출…열차 통행 재개 직후 대북 정제유 수입 한도 연간 50만배럴…"20% 채워"
러시아가 2년 3개월 만에 북한에 정제유 수출을 공식 재개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가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는 지난해 12월부터 북한에 정제유를 수출했다.
월별 수출 규모는 지난해 12월 3225배럴, 지난 1월 4만4655배럴, 2월 1만666배럴, 3월 5140배럴, 4월 3612배럴이다.
앞서 러시아는 지난해 9월 “북한이 요구할 경우 원유와 석유 제품 공급을 재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두 나라의 접경지역에선 작년 11월부터 열차 통행이 재개되기도 했다.
유엔 안보리는 2017년 대북 제재 결의 2397호에 따라 북한의 정제유 수입 한도를 연간 50만 배럴로 제한하고, 매월 30일까지 전달의 대북 공급량을 보고하도록 했다.
러시아의 수출 재개로 올해 정제유의 대북 공급량은 약 9만9473배럴로 나타나 허용치의 약 20%를 채운 것으로 집계됐다.
북한에 유류를 공급하는 또 다른 나라인 중국은 올해 2월까지의 대북 정제유 공급량만을 보고한 상태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분석관을 지낸 컨설팅업체 LMI의 수 김 정책실무 책임자는 미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러시아에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사용할 무기와 원조를 제공한 대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부족한 점을 상쇄하기 위해 군사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김정은이 그 대가로 에너지와 식량 자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북한은 기꺼이 필요한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양국의 협력은 현재 진행 중인 우크라이나 전쟁 뿐만 아니라 이 지역의 지정학적 줄다리기에서 미국과 동맹국의 이익을 약화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지적했다.
마이클 오핸런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도 RFA에 “러시아가 북한이 지원한 무기에 대한 대가로 정제유를 지불했을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러시아 연방 수의세관이 최근 발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시베리아 지역의 쿠즈바스에서 지난달 1300t의 밀가루를 북한에 수출했다. 앞서 당국은 지난 4월에도 같은 지역에서 1280톤의 밀가루를 북한에 수출했다고 발표했다.
북한과 러시아는 지난해 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더욱 밀착하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전날 국경일을 맞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축전을 축전을 보내 “조로(북러) 사이의 전략적 협조를 더욱 긴밀히 해나갈 용의를 확언한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