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5월 31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스가 요시히데 전 일본 총리를 접견하고 있다. 2023.5.31 대통령실 제공
일한의원연맹 회장을 맡고 있는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전 일본 총리가 향후 한일관계 개선 움직임에 대해 “걱정할 필요 없다”고 9일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스가 전 총리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일본과의 관계를 중시하고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다”며 “도중에 그런 신념을 바꿀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역사 문제 관련 한국 정부의 입장 변화에 대해 언급하던 중 나온 평가였다.
윤 대통령과 스가 전 총리는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두 차례 회담했다. 지난 3월 일한의원연맹 회장으로 취임한 후 서울을 방문해 윤 대통령과 40분간 면담하고 지난 5월31일에도 한국을 찾았다.
일한연맹 회장으로 활동하기로 결심한 것도 아베 내각에서 관방장관, 그 후로는 총리를 지내면서 핵·미사일 문제 대응에 한·일 및 한·미·일 연계 강화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통감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윤 대통령과 만나 북핵·미사일 문제와 일본인 납북 문제를 포괄적으로 해결한다는 일본의 입장을 다시 설명했으며 윤 대통령이 이를 “잘 이해했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3월 17일 도쿄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일한의원연맹 및 일한친선협회중앙회 접견에서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2023.3.19 대통령실 제공
스가 전 총리는 “한일관계가 개선되고 있다. 안전보장 분야에서도 북한 미사일에 관련된 정보를 공유하는 등 좋은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환영할 일이라고 했다.
스가 전 총리는 “당시 일본이 10억 엔을 내고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으로 해결됐다고 확인했지만 이후 문재인 정권 들어 합의를 쓸모없는 것처럼 만드는 언동을 계속해 정말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이번 윤 대통령과 이야기하며 과거 합의나 협정 등 국가 간 약속을 지키실 거라고, 현지에서 냉정히 판단하고 계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고 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일본과의 관계를 매우 중시하고 말뿐만이 아닌 행동으로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며 “도중에 그런 신념을 바꿀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 정권과의 사이에서 다시금 양국 관계가 안 좋은 방향으로 돌아가지 않도록 관계 강화를 하면 되는 것 아니냐. 걱정은 필요 없다”고 못을 박았다.
그는 “약 4년 만에 한국에 대한 수출 절차가 정상화된 것은 기쁜 일”이라며 “반도체 분야를 시작으로 서로의 강점을 살려 더욱 협력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관광 및 민간 교류에 대해서는 일본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한국 아이돌이나 드라마, 영화가 아주 인기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에 가는 분들이 늘고 있다”며 한국에서 오는 방일 관광객에 비하면 아직 적기 때문에 더 늘어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스가 전 총리에 따르면 지난 4월 일본을 찾은 관광객 194만 명 중 한국인은 약 46만7000만 명으로 외국인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그는 “민간 교류는 최고의 평화외교”라며 윤 대통령과 “상대의 문화나 역사를 접할 기회가 증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는 관점에서 대화하고 공감을 얻었다고 했다.
이 밖에도 납북 문제와 관련해 스가 전 총리는 “윤 대통령에게 정보 제공 등 협력해 달라”고 부탁했고 이에 윤 대통령은 “할 수 있는 일은 전부 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지막으로 현재 북일(조일) 정상회담을 추진 중인 기시다 총리에 대해서는 “어떤 수를 쓰든 해결하려는 의욕이 표현된 것 아니냐”고 평가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