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모임 독립 회원들이 12일 서울 종로구 트윈트리타워 앞에서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투기 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3.6.12/뉴스1
일본이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에서 발생한 방사성 오염수 방류 설비의 시운전에 돌입한 가운데 국내 식품업계가 수산물 소비 위축에 대비함과 동시에 수산물 안전성 검증에 나섰다.
13일 신안군수협직매장에 따르면 8일부터 ‘신안천일염 2021년산 20㎏’ 가격을 2만5000원에서 3만원으로 20% 인상한다고 공지했다. 신안군은 전국 천일염 생산량의 85%를 차지하는 곳으로 천일염을 사려는 주문이 100배 이상 증가하고 있다.
일부 소비자 사이에서 수산물 사재기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잦은 강수로 염전 조업일이 줄면서 소금 생산량이 줄어든 데다 오염수 방류 우려가 확산하며 사재기 움직임이 겹치면서 소금값도 올라가는 분위기다.
오염수 방류가 임박하자 유통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수산물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서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났을 당시에도 수산물 소비에 영향을 준 전례가 있다.
국내 대표적인 참치 제조와 유통 기업인 동원그룹은 올해 초부터 원재료 및 완제품에 대한 안전성 검증을 위해 방사능 분석을 대폭 강화했다.
검사 항목을 2배 늘렸고, 분기별 1회 또는 연 1회였던 검사 주기를 매월 1회 또는 분기별 1회로 조정했다. 아울러 공인 기관인 내부 식품안전센터는 물론 외부 공인기관까지 투입해 ‘투트랙’으로 운영하고 있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아직 수산물 소비 위축으로 이어진 상황은 아니다”라면서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밀키트 업계 1위 프레시지는 오염수 방류 이후 일본산 수산물을 매입할 경우 방사능 검사를 우선적으로 진행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프레시지의 경우 계절과 수급 상황에 따라 원산지 변동이 있지만 일본산 수산물은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다.
프레시지 관계자는 “바지락과 꽃게는 국산, 고등어와 걸치는 노르웨이나 모로코, 명란과 명태는 러시아, 오징어와 새우 등은 페루와 태국, 베트남 등에서 수급하고 있다”며 “프레시지가 제조하는 수산물 밀키트 상품에 일본산 수산물은 거의 사용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형마트 역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내 대형마트에서는 일본산 수산물을 취급하고 있진 않지만 수산물 전체에 대한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주요 포구와 센터, 점포에서 3차에 걸쳐 검사할 수 있다”며 “예를 들어 일주일에 한 번씩 검사했다면 일 단위로 검사 횟수를 늘린다든지 계획을 짜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직 수산물 소비 위축의 움직임은 없지만 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