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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하듯 부풀어”…美항공기 탈출용 미끄럼틀 사고로 승무원 부상

입력 | 2023-06-13 12:04:00

항공기 '온도계 고장' 문제로 솔트레이크시티 착륙
정비 후 재출발 대기 중 사고…승무원 병원 이송




기체 문제로 비상 착륙한 미국 델타항공의 여객기 안에서 비상 탈출용 미끄럼틀이 터져 승무원이 부상을 입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포스트는 뉴욕에서 로스앤젤레스(LA)로 향하는 델타항공 여객기가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 비상 착륙한 뒤 지상에서 탈출용 미끄럼틀이 예기치 않게 부풀어 올라 승무원 한 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 7시께 168명의 승객을 태운 항공기가 뉴욕 JFK 공항을 출발했다. 기장은 기술적 문제로 인해 비상착륙을 선언하고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 공항에 내렸다.

기장은 “기내 백업 시스템의 온도 계측기가 고장 났다”고 비상착륙 사유를 밝혔다.

착륙 과정에서는 기체 관련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승객들은 항공기에서 잠시 내려 공항에서 기다렸고 해당 항공기의 정비가 이뤄졌다.

이후 오후 1시께 승객들이 공항 게이트를 통해 다시 탑승한 직후 사고가 발생했다.

출발을 위해 기내 상황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비행기 뒤쪽 비상 탈출용 미끄럼틀이 팽창했다. 근처에 있던 승무원 한 명이 다쳐 즉시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부상 상태가 심각하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을 목격한 승객들은 “미끄럼틀이 폭발한 것 같았다”라며 “미끄럼틀이 순식간에 팽창해 승무원을 마치 ‘자동차의 에어백이 터진 것처럼’ 때렸다”라고 설명했다.

비상 탈출용 미끄럼틀은 비상 상황 발생 시 승객을 신속하게 항공기에서 내리는 데 사용된다. 주로 공기를 통해 팽창시켜 사용하는데, 이번 사고에서 이 미끄럼틀이 예기치 못하게 팽창해 승무원을 다치게 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 목격자는 다른 승무원이 실수로 미끄럼틀을 작동시켰다고 주장했으나 확인되지 않았다. 항공사는 어떤 이유에서 이 미끄럼틀이 팽창하게 됐는지 원인을 파악하는 중으로 알려졌다.

사고로 다친 승무원은 당일 인근 병원서 치료를 마친 후 퇴원했다고 델타항공은 밝혔다.

승객들은 사고 후 해당 비행기에서 내려 오후 4시께 델타항공이 추가로 파견한 항공기를 통해 목적지에 도착했다.

델타항공은 공식 입장을 통해 “뉴욕에서 로스앤젤레스로 향하는 우리 항공기가 ‘유지보수 문제’로 솔트레이크시티에 회항했다”라고 밝혔다.

사측은 “지상에서 항공기의 미끄럼틀이 우연히 작동됐다. 고객을 가능한 한 빠르고 안전하게 최종 목적지로 모시기 위해 고객들을 새로운 항공기로 모시게 됐다”라며 “고객분들의 계획이 지연돼 죄송하다. 우리에게 고객의 안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라고 강조했다.

후속 대처로 델타항공은 당시 탑승객들에게 7500마일리지를 제공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