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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집 주차장 1시간 무단주차’ 1심 유죄→2심 무죄…이유는

입력 | 2023-06-13 12:40:00

ⓒ 뉴스1


다세대 주택 주차장에 허락 없이 1시간가량 무단으로 주차했다는 이유로 벌금형을 선고 받은 운전자가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2부(부장판사 강희석)는 건조물 침입 혐의로 약식 기소된 30대 남성 A씨에게 벌금 50만원이 선고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A씨의 주차행위가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는 1심의 판단을 뒤집은 것이다.

A씨는 지난해 8월 운전을 하던 중 서울 서초구의 한 주택가의 낯선 원룸 건물 1층에 1시간가량 무단으로 주차했다. 필로티 구조인 해당 건물은 도로와 맞닿아 있는 지상에 주차장이 있는 구조였다. 주차 차단기나 외부인 출입 금지 표지판은 설치돼 있지 않았다.

건물 관리인이자 소유주인 B씨는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A씨의 자동차가 주차된 것을 발견하고 출차를 요청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냈지만, A씨는 1시간여 뒤에 이를 확인하고 뒤늦게 주차장으로 돌아왔다. 그 과정에서 A씨와 B씨는 다투기도 했다.

검찰은 A씨의 행위를 건조물 침입에 해당한다고 보고 벌금 100만원에 약식 기소했다. 약식명령에 불복한 A씨는 정식 재판에 회부됐다.

1심은 “해당 건물의 1층 필로티 공간은 외부인이 함부로 출입해선 안 되는 공간임이 명확히 드러난다”며 “A씨의 주차 행위가 건조물 침입에 대한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며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 판단은 달랐다. 항소심 재판부는 “주차장에 차단기 등 차량 진입을 막는 장치와 외부인 출입금지 안내문이 없었고, A씨가 진입 당시에도 별다른 제지 없이 자유롭게 주차했다”며 “A씨가 요청에 따라 퇴거하기까지 긴 시간이 소요되지는 않은 점 등에 비춰보면 B씨나 건물 거주자들의 사실상의 평온상태가 침해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 판결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