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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규 “조폭이 두목 감싸다 사실 말하면 진술 번복인가”

입력 | 2023-06-13 13:31:00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가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뇌물) 등 혐의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3.6.13. 뉴스1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성남도개공) 사장 직무대리가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의 재판에서 진술 신빙성을 공격받자 “조직폭력배가 두목의 잘못을 가려주기 위해 (거짓으로) 진술하다 나중에 사실대로 이야기하면 번복이냐”고 반박했다.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3부(부장판사 조병구)는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정 전 실장의 12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와 함께 유 전 직무대리에 대한 증인 신문을 진행했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유 전 직무대리는 지난해 9월 조사 당시 ‘2014년 6월 28일 네 명이 모인 자리는 단순한 소개 자리여서 의형제를 맺은 사실도, 대장동 사업에 관해 이야기한 사실도 없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앞서 이날 공판에서 정 전 실장은 유 전 직무대리, 정 전 실장,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이른바 ‘의형제’를 맺었다고 알려진 2014년 6월 28일 자 모임에 대해 집중적으로 물었다.

정 전 실장 변호인은 유 전 직무대리의 지난해 9월 진술에 더해 “김만배가 ‘네 명이 모여 의형제를 맺었으면 좋겠다’고 정 전 실장에게 이야기했다”는 남욱 변호사의 발언을 언급하며 “정말 당시 네 명이 만난 것이 사실이냐”고 물었다. 해당 발언은 ‘정영학 녹취록’에 등장한다.

변호인은 이 외에도 해당 모임 당시 언급됐다고 알려진 대장동 개발사업 주도권 등과 관련된 언급이 녹취록상 남욱 변호사의 발언에 등장하지 않는다며 “진술에 일관성이 없다”고 했다.

이에 유 전 직무대리는 “(2014년 6월 28일에) 만난 것으로 기억한다”며 “(지난 9월 조사 때는 계속 거짓 진술을 이어갈지, 사실대로 진술할지 마음을 정하지 못해 거짓말을 했다”고 했다. 이어 “조직폭력배 두목의 잘못을 가려주기 위해 (거짓을) 진술하다 나중에 사실을 말하면 번복이냐”며 “저도 똑같이 사실대로 이 법정에서 증언하고 있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한편, ‘의형제’ 모임에 대한 증언은 김 전 부원장에 공판에서도 나온 바 있다. 지난 8일, 김 전 부원장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정영학 회계사는 “2014년 6월 정 전 실장 등 4명이 의형제를 맺은 이후 대장동 개발 사업이 민간사업자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진행됐다”고 증언했다.

이예지 동아닷컴 기자 leey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