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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압박에 은행권 ‘두손’…청년도약계좌 금리 더 오른다

입력 | 2023-06-13 14:24:00

김주현 금융위원장(앞줄 오른쪽 네 번째)과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1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청년도약계좌 협약식 및 간담회에서 협약서 서명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3.6.12 뉴스1


청년들이 5년간 최대 5000만원의 목돈을 모을 수 있는 ‘청년도약계좌’가 출시를 앞두고 실효성 논란이 커지면서, 결국 은행권이 금리 재검토에 나섰다. 1차 금리 공개 이후 우대금리 조건이 까다로워 5000만원을 모으기 어렵다는 지적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많은 청년이 쉽게 높은 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기본금리를 연 3.5%에서 4%대로 0.5%포인트(p)가량 높이고, 우대금리 조건을 완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청년도약계좌 취급 은행들은 현재 청년도약계좌의 금리 혜택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특히 5대 은행의 경우 청년도약계좌의 기본금리를 4%로 높이는 방안을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차 금리 공시 때 내놓은 기본금리보다 0.5%p 높은 수준이다.

이들은 지난 8일 청년도약계좌 잠정 최고금리를 연 6%로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기본금리가 3.5%에 불과하고, 2%포인트(p) 이상의 까다로운 우대금리를 다 받아야만 최고금리를 받을 수 있어 상품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됐었다.

이에 금융당국도 직접 나서 많은 청년이 최고금리 혜택을 얻을 수 있도록 “기본금리를 높이고 우대금리를 완화하는 방향을 검토해달라”고 은행권에 요청했다.

다수의 은행은 기본금리를 3.5%에서 4%로 올리고, 우대금리는 2%에서 1.5%로 낮춰(소득 조건별 우대금리 0.5%p는 유지), 최고금리 수준을 연 6%로 유지할 계획이다.

또한 카드 사용 실적이나 계좌 유지 등 과도한 우대금리 조건을 완화하는 방안을 함께 검토 중이다.

일부 은행은 기본금리만 0.5%p 높이고, 우대금리는 2%로 유지해 최고금리를 6.5%로 상향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1차 금리 공시 때 최고금리(연 6.5% = 기본금리 4.5% + 소득별 우대금리 0.5% + 은행별 우대금리 1.5%)를 낸 기업은행과 같은 수준이다.

반면 금융당국은 사회공헌 측면에서 은행권이 청년도약계좌의 금리 혜택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검토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이 기본금리를 4.5%로 제시한 만큼 골고루 수요가 분산될 수 있도록 다른 은행도 적정 금리를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은행들은 청년도약계좌에 대한 ‘역마진’ 우려가 큰 상황이어서 14일 최종금리 공시 전까지 치열한 눈치싸움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현재 은행 예적금 금리가 3~4%에 불과한 상황에서 이자가 6%에 달하는 청년도약계좌는 팔수록 손해를 보는 역마진 상품”이라며 “여론과 정부의 요청을 고려하면 금리를 재검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은행 입장에선 무리한 금리를 제시하면서까지 상품을 취급하기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