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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쉬거나 소리 안 날 땐 되도록 말하지 마세요[홍은심 기자의 긴가민가 질환시그널]

입력 | 2023-06-14 03:00:00

성대폴립




게티이미지코리아

홍은심 기자

목소리를 많이 사용하는 가수나 성악가, 교사, 아나운서 등은 성대 질환을 겪기 쉽다. 성대폴립은 성대에 생기는 일종의 물집인데 성대를 무리하게 사용해 염증이 생긴 상태에서 계속 목소리를 내거나 잘못된 발성으로 성대에 지속적인 부담이 가해진 경우 점막 내 출혈 또는 부종이 생겨 발생하게 된다.

목소리는 성대 점막이 진동하면서 형성되기 때문에 성대폴립이 생기면 목소리를 제대로 내기 어려워진다. 갑자기 쉰 소리를 내거나 특정 음역의 소리를 제대로 낼 수 없는 상황이라면 성대폴립을 의심해야 한다. 성대 질환은 치료 시기를 놓치면 다시 원래의 상태로 돌아가기 힘들어질 수 있고 성대를 쓰면 쓸수록 빠르게 악화할 수 있으므로 될 수 있는 대로 신속하게 진단하고 치료해야 한다.

성대 이상을 확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내시경 검사다. 성대 점막 상태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것이다. 성대폴립은 성대 결절과 증상이 매우 유사해 환자의 상태만 가지고 구분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직접 보고 진단을 내려야 더욱 정확하다.

성대폴립은 물집의 크기와 위치 등을 고려해 치료한다. 그리 심하지 않은 상황이라면 약물 치료를 진행하며 목소리 사용을 줄이고 휴식을 취하는 것만으로도 호전될 수 있다. 성대폴립이 한 번 생긴 사람은 평상시 발성법이 잘못돼 있을 가능성이 크다. 검사를 통해 현재 사용 중인 발성법을 확인하고 음성 치료로 올바른 성대 사용법을 익히는 것이 좋다.

이러한 비수술 치료의 효과가 크지 않거나 성대폴립이 자꾸만 재발하는 상황이라면 후두 미세 수술을 통해 폴립을 직접 제거해 치료할 수 있다. 성대는 매우 민감한 조직이기 때문에 폴립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이 최대한 손상되지 않도록 꼼꼼하고 섬세한 접근법이 필요하다. 전신마취를 한 후 입안에 후두경을 삽입해 성대 조직을 직접 살펴보면서 수술을 진행한다. 수술 시간 자체는 10∼20분 정도로 짧은 편이지만 조직이 회복될 때까지 일주일 정도는 소리를 내지 않고 충분히 휴식해야 한다. 수술 후 목소리가 일시적으로 변하거나 잘 나오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때에도 음성 치료를 적용할 수 있다. 발성 과정의 나쁜 습관을 찾아내 고치고 올바른 발성법을 익힐 수 있도록 연습하는 한편 성대 질환의 재발을 막기 위해 발성기관의 근육을 강화하는 등 여러 방법을 이용하게 된다. 사람마다 발성 습관이 다르기 때문에 개개인의 특성을 고려해 맞춤형 수술을 진행해야 한다.

한승훈 한림대 동탄 성심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성대폴립은 과도한 발성 이후 조기에 안정을 취하면 회복될 수 있지만 자극이 반복되면 섬유화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며 “초기에 형성된 폴립은 단기적으로 음성 치료를 시도해 볼 수 있지만 대부분 수술 치료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음성 치료는 성대 질환을 앓기 전 이를 예방하기 위한 목적으로도 시행할 수 있다. 평소 목소리가 자주 쉬거나, 자꾸만 갈라지고 약한 소리, 떨리는 소리가 나는 경우에는 발성이 올바르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검사 및 음성 치료를 통해 성대 활용법을 제대로 익혀 성대폴립 등을 예방할 수 있다.







성대폴립 예방법① 금연한다.

② 술·커피 등 탈수를 유발하는 음식은 피한다.

③ 수분 섭취와 습도 조절을 한다.

④ 말을 할 때 확실하고 천천히 한다.

⑤ 오랜 시간 이야기하지 않는다.

⑥ 넓고 시끄러운 곳에서는 마이크를 사용한다.

⑦ 목이 쉬거나 피곤할 때는 음성 사용을 자제한다.

⑧ 목에 힘을 주고 말하지 않는다.

⑨ 고함을 지르거나 흥분해서 소리치지 않는다.

⑩ 극단적인 고음이나 저음을 내지 않는다.

⑪ 이상한 소리를 흉내 내지 않는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