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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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는 세계 4대 작물 중 하나다. 우리나라에서는 쌀 다음가는 주식(主食)이다. 196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가을에 추수한 식량이 다 떨어지는 이른 봄철이면 ‘보릿고개’라고 해서 보리 수확기까지 양식이 떨어지는 농가가 많았다.
쌀이 풍족하고 식생활이 서구화됨에 따라 보리 소비는 과거에 비해 감소했지만 보리의 생리활성 기능성이 재조명되면서 보리국수, 보리빵, 보리 미숫가루, 보리차, 보리 음료 등 보리를 이용한 가공식품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건강관리를 위해 보리밥 전문 식당을 찾는 사람도 늘고 있다.
보리는 쌀에 비해 소화가 빨라 쌀밥 50g을 소화하는 데 1시간 30분이 걸리는 반면 보리밥은 같은 시간에 100g을 소화한다. 보리의 주요 성분은 탄수화물 75%, 단백질 10%, 지방 0.5% 정도다. 그 외 섬유질, 회분, 비타민, 무기질 등도 포함돼 있다. 특히 보리는 다른 곡물에 비해 섬유질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배변에 도움이 된다.
보리의 새싹에는 우유의 55배 이상, 시금치의 18배 이상 되는 칼륨이 들어 있다. 칼륨은 체내 나트륨을 배출시켜 고혈압 예방에 도움을 준다. 뼈 건강에 좋은 칼슘은 우유의 11배, 철분은 시금치의 5배 정도다. 비타민 C의 경우 보리 새싹 100g 중 338.8㎎으로 시금치의 3배, 사과의 60배에 해당하는 양이다. 이 밖에 마그네슘, 구리, 망간, 아연 등 많은 종류의 미네랄이 들어 있다. 또한 보리 새싹에는 활성산소를 분해하는 항산화 효소가 풍부하다.
비타민 B2는 체내에 필요한 에너지를 생산하는 데 쓰이는 영양소로 탄수화물, 단백질, 지질의 대사에 모두 관여한다. 보리 100g에는 비타민 B2가 0.1㎎ 함유돼 있다. 쌀의 3배 정도다. 비타민 B2는 리보플래빈이라고도 불리는데 에너지대사 과정에서 산화, 환원 조효소로 작용해 몸에 필요한 에너지를 만드는 데 도움을 준다. 밥을 지을 때 보리와 쌀을 섞어서 조리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부족한 비타민 B2 보충에 좋다. 티아민이라고 불리는 비타민 B1도 풍부하다. 비타민 B1은 음식으로 섭취한 포도당의 대사를 촉진하는 촉매 역할을 하기 때문에 에너지 생산에 중요한 비타민이다.
황해선 기자 hhs255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