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에르 미 공군 지구권타격사령관, 오크리지 핵물질 저장단지 방문 공개 러시아·중국·北 보다 미국 핵우위 과시 및 확장억제력 확고 강조 행보 오크리지는 2018년 북-미 핵협상 때 북한 핵물질, 핵무기 반출 장소로 거론
토머스 부시에르 미공군 지구권타격사령관(가운데)가 테네시즈 오크리지 국립연구소의 Y-12 NSC(국가안보복합단지)를 찾아 브리핑을 듣고 있다. Y-12 NSC는 핵탄두의 원료가 되는 고농축우라늄 등 핵물질을 관리 보관하는 미국의 중추적 핵시설이다. 출처 미 공군 지구권타격사령부 SNS
미니트맨3(대륙간탄도미사일·ICBM)와 전략핵폭격기 등 미국의 핵심 확장억제 전력을 총괄 지휘하는 미 공군 지구권타격사령부(AFGSC) 사령관이 최근 테네시주 오크리지에 있는 핵물질 보관·관리 시설을 찾은 사실이 공개돼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핵무기 증강에 주력하는 러시아와 중국, 북한에 대한 미국의 ‘핵우뮈’를 과시하는 동시에 동맹을 보호하는 미국의 확장억제력이 확고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행보로 풀이된다.
AFGSC는 13일(현지시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토머스 부시에르 사령관(공군 대장)이 최근 테네시주 오크리지의 Y-12 NSC(국가안보복합단지)를 찾아 관련 시설을 둘러보고, 브리핑을 받는 사진을 공개했다.
토머스 부시에르 미공군 지구권타격사령관(왼쪽에서 두번째)가 테네시즈 오크리지 국립연구소의 Y-12 NSC(국가안보복합단지)를 찾아 브리핑을 듣고 있다. 출처 미 공군 지구권타격사령부 SNS
냉전기에는 우라늄 농축시설 등이 있었지만 지금은 핵물질과 관련 장비의 저장고 역할을 하며 자국은 물론 리비아, 옛 소련 등 다른 나라에서 넘겨받은 핵물질을 보관하고 있다.
북-미 간 핵 협상이 진행되던 2018년 당시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북한의 핵무기와 핵물질 반출 장소로 오크리지를 언급하기도 했다.
미 공군의 글로벌 확장억제 전력을 총괄하는 지휘관이 ‘핵물질 저장고’인 Y-12 NSC를 방문한 사실이 공개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특히 전날(12일)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2023년도 연감에서 러시아와 중국, 북한의 핵탄두 보유량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는 내용이 나온 직후에 부시에르 사령관의 방문 사진을 공개한 점에서 의도가 엿보인다는 것.
미국 테네시주 오크리지에 있는 Y-12 NSC (국가안보복합단지) 전경. 미 에너지부 산하 국가핵안보청(NNSA)의 예하 시설인 이곳은 고농축 우라늄 등 핵물질과 관련 장비를 보관하는 미국의 주요 핵시설이다. 출처 미 에너지부 홈페이지
SIPRI는 연감에서 북한이 올 1월 기준으로 핵탄두를 30기를 보유해 1년 전보다 5기가 늘어난 걸로 추정했다. 또 중국은 지난해 1월 350기에서 1년 사이 410기로 60기가 늘어나 사용 가능한 핵탄두 증가분에서 가장 많은 수량을 늘렸다고 분석한 바 있다.
군 소식통은 “AFGSC는 미국 확장억제의 대표적 투발수단인 ICBM(미니트맨3)과 전략핵폭격기 운용을 총괄하는 곳이고, Y-12 NSC는 핵무기 제조 물질의 관리를 총책임지는 곳”이라며 “미국의 핵 무력이 러시아와 중국, 북한보다 절대적 우위에 있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3국에 미국의 확장억제에 도전하지 말라는 경고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