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한국에 대한 고압적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에를 향한 한국 정부의 ‘적절한 조치’ 요구와 관련해 사실상 거부 의사를 나타냈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3일 정례브리핑에서 “한국 측의 관련 입장 표명(싱 대사에 대한 적절한 조치 요구)과 함께 일부 매체가 싱 대사 개인을 겨냥해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 심지어 인신공격성 보도를 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싱 대사가 고액의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 등이 한국에서 보도된 것에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왕 대변인은 그러면서 “싱 대사가 한국의 각계 인사들과 광범위하게 접촉하고 교류하는 것은 그의 직무”라며 “(이는) 대대적으로 부각할 화제가 돼서는 안 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중국 정부가 싱 대사 소환, 교체 등의 조치를 할 계획이 없다는 걸 우회적으로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중국에서는 싱 대사를 두둔하는 장외 공세가 이어졌다.
‘중국 정부의 비공식 대변인’으로 불리는 후시진(胡锡进) 전 환구시보 총편집인은 12일 “한국은 중국 관련 문제에서 ‘제2의 호주’가 된 듯하다”며 중국과의 대립은 반드시 상응하는 반응을 부르게 돼 있다고 주장했다. 환구시보는 중국공산당 기관지인 런민일보 자매지로, 후 전 편집인은 2020년 중국과 호주의 갈등 당시 호주를 ‘신발 밑에 붙은 씹던 껌’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당시 중국이 호주산 쇠고기, 석탄 수입 등을 금지했음을 거론하며 한국에 대한 경제 보복을 위협한 것이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도 13일자 사설에서 “중국이 지는 쪽에 베팅하는 것은 잘못된 판단”이라는 싱 대사의 발언에 대해 “이는 사실이 아닌가? 무엇이 과도하며, 무엇이 한국을 위협하는 것이고, 무엇이 내정간섭인가”라며 엄호했다.
이윤상 기자 yy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