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 NOW]
과감한 이미지로 뜬 가상인간 모델
명품패션부터 수입차 광고도 접수
콘텐츠 부재 식상함은 리스크지만
시공간 초월 미래 패션 이끌 아이콘

미국의 가상인간 인플루언서 릴 미켈라. 살짝 벌어진 앞니와 처피뱅 등 개성 강한 패션 스타일로 인기를 얻었다.
기하학 패턴 톱에 테크니컬쇼츠와 메탈릭 레깅스 등을 믹스매치해 키치한 분위기를 더하고, 핑크 레드 옐로 퍼플 등 어디로 튈지 모르는 원색적인 컬러 조합은 자신감 넘치는 패션 애티튜드를 보여준다. 샤넬, 루이비통, 지방시 등 메이저 패션 브랜드와의 꾸준한 협업 외에도 개인 음반을 발표하고 사회 문제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등 가상인간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막강한 영향력을 현실 세계에서 과시하고 있다.

남아공 출신의 슈퍼모델이라는 콘셉트로 환상적인 8등신 비율을 자랑하는 슈두.
국내 최초의 가상 인플루언서 로지는 재기발랄한 패션과 적극적인 소통으로 패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연예인들조차 허들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수입차 광고모델도 가상인간으로 바뀌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신차 출시 홍보 영상에 가상인간 ‘이솔’을 투입했고, 볼보는 신차 홍보에 3남매 ‘호’ ‘곤’ ‘해일’을 썼다. 쌍용차 또한 토레스 발표에 가상인간 ‘루시’를 발표자로 앞세웠다. 이 외에도 국내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가상인간 모델은 ‘리나’ ‘테오’ ‘류이드’ ‘수아’ ‘아일라’ 등이 있으며, 새로운 모델은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
가상인간은 실제보다 더 실제처럼 살아 있는 캐릭터여야 한다. 콘셉트나 직업, 키와 학력 등 대중을 납득시킬 수 있어야 살아남는다. 정교한 컴퓨터그래픽 기술로 반짝 관심을 끌더라도 이후에 이렇다 할 활약이 없으면 그만큼 빠르게 잊힌다. 새로운 가상인간, 버튜버 등 셀 수 없이 많은 다른 가상 존재들의 탄생도 화제를 저하시키는 요인이다. 그럼에도 가상인간의 미래는 밝은 것으로 평가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이머전리서치는 글로벌 가상인간 시장 규모를 2020년 100억 달러(약 12조7500억 원)에서 2030년 5275억8000만 달러(약 700조 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가상인간 패션모델 ‘나온’. LF몰의 공식 앰배서더로서 패션 브랜드 6곳과 디지털 화보를 진행했다.
패션계에서 가상인간의 영향력은 여러 방면에서 입증됐고, 앞으로도 그 쓰임은 유효할 듯 보인다. 브랜드에 부합하는 맞춤형 캐릭터 설정과 시공간을 초월한 디지털 패션 화보, 실험적인 콘텐츠 창조에 이르기까지 가상인간의 활약이 패션계에 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기대된다.
안미은 패션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