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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시위하라” 법원 출석 앞두고 지지층 선동

입력 | 2023-06-14 03:00:00

오늘 법원앞 5만명 집결 예상
의회 난입 극우단체도 참여할듯
폭력시위 우려… 경찰 병력 강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2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공항에 착륙한 비행기에서 내리고 있다. 퇴임 당시 기밀문서 반출 혐의 등으로 기소된 그는 13일 마이애미 연방법원에 출석한다. 마이애미=AP 뉴시스


퇴임 당시 기밀문서 반출 혐의 등으로 연방검찰에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연방법원 출석을 앞두고 지지자의 시위를 촉구했다. 그의 지지층은 2020년 대선 결과에 불복하며 2021년 1월 6일 워싱턴 미 의회에 난입한 전력이 있다. 당시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를 선동했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터라 이번에도 비슷한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그는 미 동부 시간 13일 오후 3시(한국 시간 14일 오전 4시)에 법원에 출석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2일 뉴저지주 ‘트럼프 골프리조트’에서 역시 자신이 소유한 마이애미 ‘도럴 골프리조트’에 도착해 다음 날 출두를 준비했다. 그는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재집권하면) 미 역사상 가장 부패한 조 바이든 대통령 일가의 범죄를 파헤칠 진짜 특별검사를 임명하겠다”고 주장했다. 측근 로저 스톤과의 인터뷰에서는 “우리나라는 시위해야 한다”며 지지층의 시위를 촉구했다.

이날 도럴 골프리조트 앞에는 ‘트럼프는 무죄’라는 팻말을 든 그의 지지자들이 몰려 연방검찰의 형사 기소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일부 지지자는 13일 마이애미 법원 앞에서도 집회를 벌일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2021년 트럼프 지지층의 의회 난입 당시 적극 가담한 극우단체 ‘프라우드 보이스’ 또한 이번에도 적극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친트럼프 인사들은 노골적으로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응징’을 언급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와 약혼한 유명 방송인 킴벌리 길포일은 인스타그램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진을 올리고 “응징(retribution)이 다가오고 있다”고 썼다. 야당 공화당 내 주요 트럼프 지지자인 앤디 비그스 하원의원도 트위터에 “눈에는 눈”이라고 올렸다.

마이애미 경찰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법원 출석을 전후로 최대 5만 명의 인파가 모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찰은 이미 법원 주변에 바리케이드를 쳤고 배치 인원도 대폭 늘렸다. 매니 모랄레스 마이애미 경찰서장은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했다.

올 3월 뉴욕 맨해튼 지검으로부터 문서 조작 혐의 등으로 기소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시 맨해튼 법원 출두 때 ‘머그샷’(범죄자 인상착의 기록 사진)을 찍지 않았다. 통상 형사 피고인은 머그샷 촬영은 물론 수갑을 찬 채 지문을 채취하는 과정을 거치지만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연방법원 또한 이 과정을 건너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법정 출두를 마친 후 다시 뉴저지주로 이동해 입장을 밝히기로 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