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변화가 바꿀 직업지도] 저출산위 ‘인구변화 파급효과’ 분석 인구 줄며 고학력-고령 비율 급증 전문숙련직 늘고 단순노무는 감소 회계-교육 등 청년 줄어 ‘역세대교체’… “산업별 맞춤형 대비-재교육 필요”
서울 송파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이규태 씨(68)는 “40년 가까이 식당을 운영해 왔는데 갈수록 인력 구하기가 더 힘들다”며 한숨을 쉬었다. 165㎡(약 50평) 남짓한 이 씨의 가게가 원활히 돌아가려면 직원이 6명은 필요하지만 현재는 4명뿐이다. 그중 2명은 이 씨의 가족이다. 이 씨는 “구인 사이트에 광고를 올려도 서너 달 동안 지원자가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말했다.
● 음식·운송업 종사자 줄고, 부동산업 늘고
13일 동아일보가 분석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의 ‘장래인구 변화의 노동시장 파급효과 전망’ 용역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과 2040년 사이 ‘음식·주점업’ 종사자 수가 187만9360명에서 154만1860명으로 33만7500명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년 새 전체 종사자의 18%가 사라지는 셈이다. 같은 기간 소매업(자동차 제외)은 32만2607명, 농림업은 26만7873명, 육상·파이프라인 운송업은 26만5497명, 전기통신 등 공사업은 23만6943명이 줄어들 것으로 분석됐다.이번 연구를 수행한 이철희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 인구클러스터장)는 이런 산업별 종사자 증감 차이가 △인구 감소 △고령화 △고학력화 등 ‘인구 3대 변화’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변화가 산업별 특징에 따라 다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연구는 58개 주요 산업에 종사하는 20∼74세 종사자 인구를 기준으로 이뤄졌다. 장래 업종별 종사자 분포가 현재와 비슷하다고 가정했고, 2021년 장래인구추계(중위)를 반영했다.
● 고학력화-고령화로 노동시장 재편
이렇게 고령화, 고학력화가 진행됨에 따라 상대적으로 저학력이 종사하는 단순노무·미숙련 산업 및 직종의 근로자 수는 줄고 전문·숙련 인력이 종사하는 산업, 직종의 근로자 수는 늘거나 현 상태가 유지된다. 이 교수는 “부동산업의 경우가 대표적”이라며 “고령이 진입하기 쉽고 정년이 없는 ‘전문직’이라는 점에서 향후 인구변화에 따라 종사자 수가 크게 늘어날 수 있는 요인을 모두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 일부 직종은 세대교체… “재교육 필요”
일부 업종에서는 ‘고령의 고학력자’가 ‘청년 고학력자’의 자리를 대체하는 세대교체가 일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경영·회계·과학·교육 전문가는 그 전체 규모가 늘어나지만 20∼34세 청년 유입은 저출산 등의 여파로 현재보다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업종 내에서 35세 이상 중장년층이 크게 늘어난다는 의미다. 이 교수는 가까운 미래에 특정 직업이나 직종에서 인력 공급 부족 또는 공급 과잉이 나타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맞춤형 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삼희 한국외식산업연구원 연구실장은 “현재 0.8명까지 떨어진 평균 고용원 수가 가까운 시일 내에 0.4∼0.5명으로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창업자 대부분은 키오스크 등 자동화기기를 기본으로 설치해 인력 부족에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학력 인구를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방안도 제시된다. 이 교수는 “양질의 고학력 노동인구가 증가하면서 노동생산성의 감소 속도는 경제활동인구 감소 속도보다 더딜 수 있다”며 특히 향후 급증할 고령의 고학력 인구에 대해 “나이가 들어도 생산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직업 재교육과 훈련에 적극적인 투자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향후 노동인구 자체를 늘리기 위해 “경력 단절 완화를 통해 여성의 경제활동률을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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