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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닛케이, 33년만에 3만3000엔 돌파… 6개월새 28% 올라

입력 | 2023-06-14 03:00:00

1분기 성장률도 한국의 2배
외국인 매수세가 주가 끌어올려
“주가상승에 다소 거품” 시선도




13일 일본 닛케이평균주가가 거품 경제가 무너지기 시작한 1990년 7월 이후 처음으로 종가 기준 3만3000엔을 돌파했다. 주요 기업의 실적 호조,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관측에 따른 전 세계적인 통화정책 긴축 기조 종료 기대감 등의 영향을 받았다.

이날 닛케이평균주가는 3만3018.65엔으로 마감해 전날보다 584.65엔(1.80%) 올랐다. 이날 한국을 비롯해 대만, 중국, 홍콩 등 아시아 주요국 증시도 모두 상승 마감했다. 앞서 12일(현지 시간) 미 뉴욕 증시의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지수 또한 각각 0.56%, 0.93% 상승하는 등 전 세계 주식시장의 훈풍이 이어지고 있다.

닛케이지수는 올 들어 불과 6개월 동안 28% 이상 올랐다. 같은 기간 한국 코스피(17.2%), 미국 S&P500지수(12.6%)의 상승률을 큰 폭으로 웃돈다. 특히 외국인투자가들이 이달 초까지 10주 연속 주식 매입에 나서면서 해외 자본이 일본 주가 전체를 끌어올리는 양상이다.

일본의 1분기(1∼3월)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또한 지난해 4분기(10∼12월)보다 0.7% 상승하는 등 주요 경제 지표도 호조세다. 1분기 성장률은 한국(0.3%)의 배를 넘는다.

주가 상승이 이어지자 증시로 돈이 쏠리는 양상 또한 뚜렷하다. 도쿄증권거래소 최상위 우량주가 거래되는 프라임 시장 1800여 개 상장 종목의 시가총액은 이날 기준 802조9500억 엔(약 7337조 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800조 엔을 넘어섰다. NHK에 따르면 도쿄거래소 프라임 시장 시가총액은 올 들어서만 126조 엔 이상 늘었다.

블룸버그통신은 ‘투자 귀재’ 워런 버핏 미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의 일본 종합상사 주식 매입, 일본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 물가 인상을 받아들이는 힘이 커진 것 등을 증시 상승 원인으로 지목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최근의 주가 상승에 다소 거품이 끼어 있으며, 향후 국제 원자재 가격 흐름 등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