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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희 감사 놓고 감사원 ‘집안싸움’…“결재 패싱” vs “정당한 절차”

입력 | 2023-06-14 09:41:00

감사 주심 “헌법기관서 있을 수 없어”
사무처 “잡음 없이 마무리 안돼 아쉽”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에 대한 감사보고서 공개 과정을 놓고 감사원 사무처와 감사위원이 충돌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이번 감사의 주심이었던 조은석 감사위원은 지난 12일 감사원 내부망에 글을 올려 전 위원장에 대한 감사 결과 보고서를 “감사위원의 최종 결재 없이 시스템에 등록했다”고 주장했다.

감사위원회가 감사보고서를 수정 의결하면 감사위원이 최종본을 열람하고 확인하는 ‘열람 결재’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권익위 감사보고서는 감사위원의 최종 검수 없이 시스템에 바로 등록됐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헌법기관에서 있을 수 없고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라고 전했다.

이에 감사원 대변인실은 권익위 감사 의결·시행 관련 사실관계‘란 제목의 설명자료를 배포했다.

김영신 공직감찰본부장은 “변경 의결된 수정안에 대해 3차례에 걸쳐 주심위원 등 위원들이 열람했고, 심의실장 검토 및 사무총장 결재를 거쳐 시행하는 등 정당한 절차를 거쳤다”고 반박했다.

김 본부장에 따르면 감사원 사무처는 7일 오후 2시 수정안(1차)를 위원들에 전달해 주심위원과 위원 3명이 당일 의견을 제시해 반영한 수정안(2차)를 작성했다.

그런데 8일 위원들이 사무처·감사원장 참석 없이 회의를 열었고 주심인 조 위원은 회의 결과를 토대로 수정안(2차)을 고칠 것을 사무처 실무자들에 요구했다. 김 본부장은 “위원회에서 논의되지 않은 사항 또는 사실과 맞지 않은 사항으로, 도저히 반영할 수 없는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9일 감사위원 2명이 조 위원의 요구 내용이 회의 결과와 일부 다르다며 회의 결과를 알려줬고, 회의 결과를 반영한 수정안(3차)을 작성해 오후 1시에 위원들에 배포했다고 한다.

김 본부장은 “위원 1명이 수정안(3차)에 의견을 제시했으나 일부는 사실관계 등이 맞지 않아 반영 가능한 사항만 포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종 시행문에 감사위원회 의결과 다른 내용이 포함된 것이 없고 절차적으로도 문제가 없다”며 “잡음 없이 조용히 감사 마무리가 되지 못한 점에 대해 사무처 간부로서 아쉬운 마음이 없지 않지만, 어떤 중대한 감사든 시행 과정에 이렇게 자주 위원 열람을 한 사례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조 위원을 향해 “감사위원회의 의결 내용과 시행안에 다른 게 있다고 생각하면 그것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할 것”이라며 “이는 감사위원회의 회의록과 녹취록, 사실관계와 증거서류, 관계 법리, 상식 및 양정기준 등에 부합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