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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용 “한중관계 건강한 발전 역행하는 일 없어야”

입력 | 2023-06-14 13:24:00

조태용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이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14일 서울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일본 도쿄로 출국하기에 앞서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3.6.14. 뉴스1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은 14일 한국에 대한 내정간섭 논란을 촉발한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의 ‘베팅 발언’에 대해 “한중 관계의 건강한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고, 역행하는 그런 일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 실장은 이날 김포국제공항 출국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중관계에 대해서는 상호존중과 공동이익을 두 가지 핵심 키워드를 중심에 놓고 한중 간 관계를 발전시키자, 또 건강하게 발전시키자는 것이 윤석열 정부의 변함없는 입장”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조 실장은 정부가 연내 개최를 추진 중인 한중일 정상회의에 대해 “한국이 의장국을 맡을 차례로, 중국과 일본에 한중일 정상회의를 하자는 의향을 전달하고 외교 채널 간 협의를 하고 있다”며 “대한민국으로서는 한중 간에도 건강한 관계 발전을 희망하고, 한중일 간의 협의체도 잘 발전하겠다는 중심 잡힌, 의연한 입장을 갖고 있다”고 했다.

싱 대사의 ‘베팅 발언’이 한중일 정상회의의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한중일 정상회의는 정상 차원에서 한중일이 필요해서 만든 것”이라며 “(한중일) 공동의 이익이 되기 때문에 중국과 일본이 우리의 요청에 호응해서, 부응해서 올해 중에 열릴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조 실장은 싱 대사의 질문이 반복되자 “제가 싱하이밍 대사라는 말을 하고 싶지가 않다. 왜냐하면 저는 안보실장”이라고 말했다. 국장급에 불과한 중국대사의 논란에 대해 우리나라의 외교·안보정책을 총괄하는 국가안보실장이 일일이 대응하는 것은 격에 맞지 않다는 취지다.

조 실장은 “우리나라 외교 안보를 총괄적으로 조정하는 자리를 맡고 있는 (안보실장의) 입장에서 주한 중국대사에 대한 이러쿵저러쿵하는 이야기를 하는 것 자체가 우리나라의 당당함과 국격에 잘 맞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조 실장은 이날부터 15일까지 양일간 일본에서 열리는 ‘한미일 안보실장회의’ 참석을 위해 이날 도쿄로 출국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북한 문제를 포함해 주요 지역·국제문제 대응, 한미 간 핵협의그룹(NCG) 구성, 한미일 3국 안보협력 등이 테이블에 오를 전망이다.

조 실장은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 가능성에 대해 “실패한 정찰위성 발사이지만, 앞으로도 계속 북한의 도발이 예상되고, 국제 정세도 굉장히 복잡하게 움직이고 있다”며 “그 어느 때보다 한미일 3자 간의 협의와 긴밀한 공조가 중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런 점에서 안보, 북한, 그리고 경제안보와 첨단기술 등 모든 부분에 있어서 우리의 국익을 조금 더 확고하게 하기 위한 목표를 갖고 한미일 3자 협의, 한미협의, 한일협의 등 심도 있는 협의를 하고 돌아오겠다”고 덧붙였다.

조 실장은 이번 회의에서 NCG 논의가 포함되느냐는 질문에 “당연히 한미 핵협의그룹을 조기에 가동해야 한다. 그 문제도 충분히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NCG 논의가 한미일 회담과 한미 회담 중 어디에 속하느냔 질문에는 “한미 양자회담 의제”라고 했다.

한미일 협의체를 통한 일본의 NCG 참여 가능성에 대해서는 “한미일 간의 확장억제에 대해 정책적 수준의 협의하는 것에 대해서 우리 정부는 열려 있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히면서도 “그러나 한미 간에 합의한 핵협의그룹(NCG)과는 굉장히 많이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조 실장은 “핵협의그룹은 북한의 핵무기 도발에 대응해서 강력한 응징을 하기 위한 목적으로 작전적인 수준에서 한미 간에 구체적 협의하는 것이고, 한미일 협의체는 나중에 실현된다고 해도 정책적 수준으로 확장억제에 관한 한미일 간 정책 공조를 하는 것”이라고 구분했다.

그러면서 “한미 핵협의그룹은 북한 도발에 대한 대응이 중심이라면, 한미일 확장억제협의체는 그것보다는 일반적이고 정책적 수준의 협의가 될 것”이라며 “그 두 가지를 같은 선상에 놓고 보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서울·김포=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