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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북 러대사관, 8년전 韓포탄 사진 도용해 “주민 살상에 쓰여”

입력 | 2023-06-14 13:52:00

주북 러시아 대사관이 지난 11일 한국 무기가 러시아 병사와 주민을 살상하는 데 쓰인다고 주장하며 페이스북에 공개한 포탄 사진. 이는 8년 전 우리나라 육군 블로그에 게시된 것과 동일한 것으로 확인됐다.


주북 러시아 대사관이 한국 무기가 러시아 병사와 주민을 살상하는 데 쓰인다고 주장하며 공개한 포탄 사진은 8년 전 우리나라 육군 블로그에 게시된 사진과 동일한 것으로 확인됐다.

14일 군에 따르면 주북 러시아 대사관은 지난 11일 페이스북을 통해 ‘155㎜ 곡사포용 TNT’라고 적힌 포탄 사진을 공개하며 “남한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직접 지원을 비난받지 않으려 온갖 궁리를 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의 탱크를 폴란드에 넘겨주고 폴란드가 소련제 장비를 우크라이나 당국에 납입하도록 하기도 하고 미국의 주문에 따라 우크라이나에 쓰이게 되는 탄약들을 생산하기도 한다”며 “남한이 무엇을 고안하든 그들의 무기가 러시아 병사와 평화적인 주민들을 살해하는 데 쓰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군 당국은 해당 사진을 분석한 결과 2015년 6월 6일 육군 블로그 아미누리에 게시된 포탄 사진과 동일한 것으로 파악했다.

당시 육군 아미누리에는 8군단의 K-9 자주포 해상 사격 훈련과 함께 K-9 자주포를 소개하는 글이 올라왔다. K-9 자주포 내부 승무원들의 모습과 155㎜ 포탄 실물 사진도 게시했다.

육군과 러시아 대사관이 게시한 사진 속 포탄은 로트 번호(제조 번호)도 똑같았다.

러시아가 한국 육군 홍보물에 실린 사진을 출처 없이 무단으로 사용하면서 마치 포탄이 우크라이나에 반입된 것처럼 엉터리 주장을 한 셈이다.

그간 한국은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직접 지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 왔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