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이발달지원센터 8일 개소 언어·운동·사회성 등 종합 판단 “학부모가 원하면 심층상담 연계”
오세훈 서울시장이 8일 오후 서울 동작구 대방동에 개소한 ‘서울아이발달지원센터’ 에서 영유아들과 놀이체험을 하고 있다. 서울시는 아이 키우기 좋은 서울을 만들기 위한 ‘엄마아빠 행복 프로젝트’ 일환으로 전국 최초로 영유아의 건강한 발달을 지원하는 ‘서울아이발달지원센터’를 이날 개소했다. 2023.6.8/뉴스1
“자, 우리 뒤로 한 번 걸어볼까? 하나 둘. 하나 둘.”
12일 서울 양천구 이글아이 어린이집. 18개월 아이의 발달검사를 맡은 강신애 서울아이발달지원센터 팀장이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 뒤로 한 발 내딛으려던 아이는 옆으로 몸을 틀더니 보육교사에게 손을 내밀었다. 강 팀장은 아이의 행동을 관찰하며 결과를 기록했다.
강 팀장은 “18개월 아동이면 80% 정도는 뒤로 걸을 수 있는데 불안해 제대로 못 한 것으로 보인다”며 “센터로 돌아가 오늘 검사 영상을 종합 분석해 발달 정도를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 3명 중 1명 ‘발달 우려’
센터는 무료 발달 검사부터 심층 상담, 치료 연계 등을 원스톱 서비스로 지원하고 있다. 발달 검사의 경우 최근 병원 대기 기간이 1년 이상인 데다 검사 비용은 20만~70만 원에 달해 받기가 쉽지 않았다. 이에 시는 희망하는 어린이집에 센터의 전문 인력을 파견해 18~30개월 아동에 대한 발달 검사를 지원하고 있다. 어린이집을 다니지 않는 아동은 다음 달부터 서울아이발달지원센터에서 검사받을 수 있다.
이날 센터 전문가 2명은 이글아이 어린이집에서 발달 검사를 진행했다. 한 명은 언어, 미세운동, 사회성, 인지 능력 등을 검사했고, 다른 한 명은 담임 교사를 대상으로 평소 아이의 언어 습관과 행동 특징 등을 파악했다.
센터 관계자는 “아이들이 낯을 가려 부정확한 결과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담임 교사를 통해 평소 아이의 상태까지 확인하는 것”이라며 “검사 이후 추가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센터로 연계해 심층 상담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 ‘객관적 평가’에 교사·학부모 만족
학부모와 어린이집 반응도 긍정적이다. 이글아이 어린이집에 따르면 지난달 학부모를 상대로 진행한 희망조사에서 54명 중 49명이 발달 검사를 받는 것에 동의했다. 발달검사 결과는 부모가 동의하는 경우 어린이집에도 제공된다. 심층 상담을 원하는 학부모가 서울시보육포털 홈페이지(iseoul.seoul.go.kr)에서 신청하면 무료 심층 상담도 받을 수 있다.
이글아이 어린이집 관계자는 “교사는 발달 전문가가 아니다보니 아이들의 발달 단계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어렵다”며 “전문가들이 와서 전반적인 발달 검사를 해주니 교사들도 편하고, 부모들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