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방문한 A요가원 강남점은 문이 닫혀 있었고 조명도 꺼진 상태였다. 문에는 임시 휴무를 알리는 공고문과 우편물 도착 안내서가 10개 붙어 있었다. 2023.6.13/뉴스1
유명 헬스클럽에 이어 전국에 지점을 둔 중소 프랜차이즈 요가원이 문을 닫으면서 약 500명의 회원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특히 ‘새단장’을 이유로 잠시 문을 닫는 것처럼 회원들을 속인 정황이 포착돼 ‘먹튀 폐업’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피해를 입은 회원들은 이 업체 대표를 경찰에 고소하고 공동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이번 사태로 회원 500명이 각각 적게는 10만원, 많게는 200만~300만원의 피해를 본 것으로 추정된다.
14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정오까지 서울 서초경찰서와 경기 부천 원미경찰서에 프랜차이즈 요가원 A사의 대표 김모씨에 대한 사기 혐의 고소장이 각 3건, 14건 접수됐다.
A요가원은 지난 2014년에 설립된 프랜차이즈 업체로 이번에 문제가 된 서울 강남과 부천 상동점을 포함해 경기도 등 전국에 지점을 보유하고 있다.
회원들에 따르면 A요가원 서울 강남점과 부천 상동점은 지난 4월말~5월초께 “새단장으로 한달 간 운영을 중단한다”는 취지의 안내문을 공지했다.
당초 문을 다시 열겠다고 약속한 5월말부터 약 3주가 지났지만 요가원 측은 영업 재개 시점을 알리지 않고 있다. 현재 두 직영점은 문을 닫았고, 전화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문의에도 답이 없는 상황이다.
요가원 측과 연락이 두절되면서 500명가량의 회원들이 수업 중단과 함께 납부한 수강료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회원 별로 많게는 200만~300만원가량의 회원권을 결제한 것으로 파악된다.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한 강사도 일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근 상인에 따르면 한달 전만 해도 이 요가원은 퇴근 후 운동하려는 이들로 북적였다고 한다. 하지만 한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요가원의 문은 닫혀 있다.
◇ 3월부터 할인 행사…‘먹튀 폐업’ 의심
지난 13일 방문한 A요가원 강남점은 문이 닫혀 있었고 조명도 꺼진 상태였다. 문에는 우편물 도착 안내서 10개가 붙어 있어 오랜 기간 영업이 이뤄지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2023.6.13/뉴스1
강남점 회원 이모씨는 “요가원 수강료가 저렴한 편은 아니었는데, 지난 3~4월부터 대폭 할인을 시작했다”며 “일부 회원은 대표가 개인 계좌를 통해 현금으로 수강료를 받는 경우도 있었는데 그때부터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와 무관한 A요가원 다른 가맹점도 피해를 받고 있다. 두 지점의 영업 중단 이후 회원들의 문의가 빗발치는 상황이다. 가맹점 관계자들은 본사가 운영하는 직영점과 달리 점주가 직접 운영하는 가맹점포라 이번 사태와 관계가 없다는 주장이다. 정상 영업 중인 A요가원의 한 가맹점 관계자는 “매일같이 문의가 오지만 우리도 본사와 연락이 되지 않아 답답하다”며 “상호명 변경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피해가 발생한 두 직영점 회원들은 SNS 오픈채팅방,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추가 고소를 비롯한 후속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140여명이 참여 중인 오픈채팅방에서 현재 30여명이 추가 고소를 준비하고 있다.
<뉴스1>은 A요가원 대표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접촉을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고소장을 접수한 경찰은 피해 규모를 확인한 뒤 A요가원 본부 대표 김모씨를 불러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