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경기 부천시에 위치한 해당 헬스장은 불이 꺼진채 굳게 닫혀 있었다. 23.06.12. 뉴스1
전국 28개 지점을 보유한 유명 헬스장 체인점이 돌연 폐업을 통보하며 수 백만 원 대의 피해를 입은 한 여성이 “너무 화가 나서 잠을 잘 수 없다”고 호소했다. 반면 헬스장 브랜드 대표는 최근까지 펜트하우스에 거주하고, 고급 자동차 사진을 인스타그램 등에 공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자 A 씨는 1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작년 11월부터 헬스장을 다니기 시작했다. 그러다 지난 5월 22일에 개인 트레이닝(PT) 수업을 받고 이틀 뒤 일방적으로 ‘파업에 들어간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이같은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1월부터 임금을 받지 못했다는 트레이너의 이야기에 환불 신청서를 제출했다”면서도 “그런데 헬스장은 공사를 하겠다며 갑자기 문을 닫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공사는 핑계였을 뿐 얼마 뒤 돌연 폐업을 했다”며 “연세가 좀 있는 분들은 아직 (자신이) 피해를 본 사실 조차 모를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해당 브랜드 대표가 직원들에게도 비싼 명품 시계를 돌리고 자신은 펜트하우스에서 사는 등 최근까지도 호화로운 생활을 누리고 있다는 사실이 공개되자 A 씨는 “마음이 착잡하다”며 “제 피 같은 돈으로 호화롭게 누리며 살았다니 너무 화가 난다”고 전했다. 또 “피해자들을 만나보니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다양했다”며 “70대도 계시던데, 저희 부모님이 생각나 잠을 잘 수 없었다. 일도 손에 안 잡히고 제대로 된 생활을 할 수가 없다”고 밝혔다.
12일 경기 부천시에 위치한 헬스장 문에 붙은 계고장의 모습. 뉴스1
이에 JY법률사무소의 이재용 변호사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장기 회원권을 끊었을 때 많은 혜택을 받은 것 같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만큼 의심을 해봐야 한다”며 “혜택을 많이 준다는 것은 그만큼 빨리 자금 유치를 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조금 손해를 보는 것 같아도 단기 회원권을 끊는 것이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어떤 계약서를 아무리 잘 쓰고 어떤 증서를 받고 녹취를 하고, 무엇을 해도 결국에는 문제가 터졌을 때 내가 쫓아가서 무엇을 하는 방법을 찾는 것 뿐 (이런 사건을) 예방하는 것 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방법들”이라고 조언했다.
앞서 서울과 인천 등 수도권 일대에 28개 지점을 운영하던 해당 헬스장 브랜드는 지난 8일부터 회원들에게 단체 문자를 보내며 “회사가 전부 분리됐고 브랜드는 사라졌으며 모두 매각됐다”고 전했다. 회원권을 환불받지 못한 이들은 약 1000명이 넘어가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 사람 당 최소 50만 원에서 수 백만 원까지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수사를 시작한 김포경찰서는 “현재 신고가 계속 접수되고 있어 우선 피해 현황을 신속히 파악할 예정”이라며 “책임 소재를 따져 관련 증거를 수집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예지 동아닷컴 기자 leey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