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방역 조치가 전면 해제된 가운데 열린 서울국제도서전이 소설가 오정희의 홍보대사 위촉 논란으로 파행을 겪었다.
14일 오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도서전 개막식은 고성이 오가며 몸싸움까지 이어져 관람객들의 눈살을 찌뿌리게 했다. 이날 행사에는 36개국 530개 출판사(국내 360개사, 해외 170개사)가 참여, 부스를 열고 있었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참석을 앞두고 삼엄해진 경비 속에 송경동 시인 등 문화예술단체 인사들이 개막식에 참여하겠다고 나서 충돌했다.
이후 이들은 오전 11시에 도서전 개막식이 진행되는 책마당 부스를 찾았고 입장이 제지되자 “왜 들어가지 못하게 하냐”며 “출입을 맞는 근거가 무엇이냐”고 항의했다.
단체의 설명에 따르면 오 소설가는 ‘아르코문학창작기금사업, 우수문예발간지사업, 주목할만한작가사업 등’에서 사회참여적 예술인으로 지목된 블랙리스트들을 사찰, 검열, 배제하는데 앞장선 것으로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을 위한 위원회’ 조사와 백서 등을 통해 드러났다.
문화예술단체들의 항의에 서울국제도서전을 주관하는 대한출판문화협회는 오후 입장을 내놨다.
협회는 “그간 홍보대사의 선정에는 대한출판문화협회의 집행부가 직접 개입하지 않았다. 이번 선정 과정에서도 도서전 운영팀에서의 작가들을 포함한 의견수렴이 있었다”며 “홍보대사는 ‘책을 사랑하는 저명인사나 저자’를 선정해 왔다”고 설명했다.
협회의 설명에 따르면 오 작가에 대한 논란을 인지한 운영팀은 오 작가가 참여하는 언론간담회 취소를 비롯해 홍보물 노출부분 자제, 서울국제도서전 마지막날로 예정된 홍보대사 6인 토크쇼에의 오정희 작가 참가는 취소됐다.
다만, 협회의 소극적인 대응에 아쉽다는 반응도 나온다. 오 작가와 관련된 논란을 인지했음에도 해촉 등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고 행사 취소를 비롯해 내부적인 조치만 취했기 때문이다.
한 출판계 관계자는 “참여 행사를 모두 취소한 것은 사실상 해촉한 것인데 관련해 공식적으로 공지하지 않은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며 “이러한 대응을 미리 발표했다면 첫날부터 이런 소동은 없었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