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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에만 50원 ‘뚝’…원·달러 환율 어디까지 내릴까

입력 | 2023-06-14 18:17:00


한때 1300원대 중반까지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이 4거래일 연속 1200원대에 안착했다. 글로벌 경기 회복 신호에 안전 자산 선호 현상이 옅어진데 다가, 우리나라는 하반기 반도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에 외국인 투자가 몰려들며 환율을 끌어내리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기대감까지 더해지며 원화 강세에 불을 지피고 있다. 이에 따라 한달 새 50원 뚝 떨어진 원·달러 환율이 당분간 1200원 대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14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일(1271.4원)보다 7.1원 오른 1278.5원에 장을 마쳤다. 다만 추세적으로 하락세다. 지난 4월 중순 이후 두달 가까이 1300원 대에 머물던 원·달러 지난 9일 1291.5원으로 1300원 선 아래로 떨어지더니 4거래일 연속 1200원대를 기록했다.

이날 종가(1278.5원)는 한달 전(5월 15일, 1337.0원)과 비교하면 58.5원 내린 수준으로 이달 들어서도 48.7원 떨어졌다.

원화 가치는 지난달부터 강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4월 말에서 지난 8일 사이 2.6% 상승했다. 반면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 달러화의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인 달러인덱스(DXY)는 이달초까지 104를 웃돌다 최근 103선으로 하락했다.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원화 강세에 힘을 보탰다는 분석이 나온다. OECD는 이달 초 세계 경제성장률을 1월 전망치인 1.7% 대비 0.4%포인트 상승한 2.1%로 예상했다. 경기 회복에 따라 안전자산인 달러보다 상대적으로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원화에 대한 선호가 높아졌다는 얘기다.

여기에 경기 부진을 주도하던 반도체 수출이 하반기부터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더해지며 외국인들의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자금은 114억3000만 달러로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0년 이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미 연준이 이번주 FOMC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원화 강세에 원인으로 꼽힌다. 달러 약세에 따라 원화 강세에 탄력이 더해질 것이란 점에서다.

전날(현지시각) 발표된 미국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4.0%를 기록하며 2021년 3월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1년 넘게 이어가는 미 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가 일시 중단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렸다. 시장에서는 사실상 긴축 기조가 마무리되며 위험자산 투자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FOMC에서 언젠가는 금리 인상을 끝낼 것으로 예상되는데 다 글로벌 경기 반등에 따른 위험 자산 선호 현상이 맞물리며 달러 약세는 유지될 것”이라면서 “중장기적으로는 1200원대 안착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현재 원화 강세를 반짝 현상으로 보고, 4분기 달러 약세 본격화에 따라 원·달러가 주춤할 것이란 의견도 있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제조업 경기에 대한 반등 기대감과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지만, 실제 지표로 드러나는 것은 없다”면서 “3분기까지 한동안 박스권을 보이다가 실제 제조업 반등이 반영되는 4분기 들어서는 달러 약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봤다

[서울=뉴시스]